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납치·감금·고문 등 범죄피해 신고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공포는 캄보디아를 넘어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전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번 사태는 여행 수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리얼미터가 제보팀장 의뢰로 지난 21일 전국 18세 이상 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2.4%는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범죄 사태가 동남아 국가로의 해외여행 인식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특히 만 18∼29세 청년층에서는 '영향을 미쳤다'는 답변이 88.3%로 나타나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자국민 대상 범죄에 정부가 어떤 대응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선 '현지 정부와 협력 및 공조 수사에 집중'이란 응답이 3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교 채널을 통한 강력 항의 및 재발 방지 협약 추진'이 27.5%, '군사작전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25.2%였다.
외교부의 초동 대응에 대해 56.0%는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잘했다는 응답은 35.9%에 그쳤다. 이전 정부에서 주도한 캄보디아 지원사업에 졸속 행정이나 이권 개입 등 비위 행위가 있었을 것이란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57.0%가 공감한다고 응답했고, 35.9%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향후 한국과 캄보디아 간 경제·개발 협력 관계에 대해 52.9%는 '협력은 유지하되 관리·감독을 추가해 개입해야 한다'고 답했다. '협력 관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은 33.0%였다.
이번 캄보디아 사태에서 보듯 2030 청년층이 해외 취업 사기에 취약한 이유에 대해선 '국내 양질 일자리 부족' 응답이 38.4%로 가장 많았고, '임금 및 근로환경 불균형'(18.7%), '청년고용 정책의 부재'(15.7%), '정보 부족'(15.0%)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생성 표집 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 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4.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한편 일각에서는 '공포 과잉'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캄보디아 납치·감금 사건의 대부분은 '고수익 해외 취업'이나 '투자 리딩방'을 미끼로 한 온라인 취업 사기형 범죄로 파악되고 있다. 태국 관광청 관계자는 "치안 위험성에 대한 별도 공문이 내려온 적은 없다"며 "대부분 취업 사기형 납치이고, 관광객을 납치해 캄보디아로 끌고 간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실제 여행객 피해가 잦았다면 이미 공문이 내려왔을 것"이라며 "일반 관광객이 위험할 가능성은 작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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