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독감' 유행 속… APEC 의료대응도 비상

25일부터 합동상황실 가동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시작돼 당국이 주의보를 발령한 가운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둘러싼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독감을 포함한 각종 감염병, 식중독 같은 질병에 대한 예방 및 응급의료 대응체계 마련에 정부가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20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경북경찰청 소속 경찰특공대가 드론을 동원해 대테러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20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경북경찰청 소속 경찰특공대가 드론을 동원해 대테러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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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보건 및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올해 40주차(9월28일~10월4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이 12.1명으로 2025~2026절기 유행기준(9.1명)을 초과함에 따라 지난 17일 0시를 기해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예년에 견주면 두 달 가량 이르게 인플루엔자 유행이 시작된 것이다. 이에 따라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북 경주시를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인플루엔자 예방 및 방역 관련 지침이 강화되고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예방접종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인플루엔자를 포함한 상시 감염병 관리를 위해 오는 25일부터는 현장에 합동상황실을 가동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인 만큼 감염병 예방이나 대응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행사 관계자들은 물론 지자체에서도 주민들에게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고 감염병 예방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며 "감염병 발생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발생 시 철저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역대급' 폭염 등의 여파로 올해 1~8월 발생한 식중독 환자 수가 지난해 연간 누적 환자 수를 넘어섰을 정도로 식중독에 대한 경각심 또한 전국적으로 높아진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에 따라 각국 정상과 대표단이 묵는 호텔과 각종 회의장의 오·만찬, 각국 기자단이 일하는 미디어센터와 부산, 포항 등에 마련된 행사장의 식음료 안전관리 전반을 책임진다. 본청과 지방식약청, 경주시 등 지자체가 함께 현장 점검반을 파견해 각 호텔 등에서 제공되는 메뉴를 사전에 수거해 신속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식중독 의심환자 등이 발생할 경우 역학조사를 통해 신속히 대처할 방침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APEC 정상회의 현장의 조리장 종사자에 대한 위생 점검과 식중독균 검사를 강화하고, 행사장 만찬장에 전담 검사관을 배치해 식중독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관계기관과 협력해 식음료안전지원팀을 운영하고, 행사 기간에는 상시 식중독 관리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APEC 정상회의 기간 사상자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최근까지 경주 지역의 응급의료체계 준비 현황을 점검한 데 이어 오는 27일부터는 관계기관 합동 의료지원상황실에 복지부 직원과 중앙응급의료센터 전문의 등을 배치해 현장 대응을 강화한다.


앞서 이달 초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직접 경주를 찾아 응급의료 대응 계획을 보고받고, 동국대 경주병원의 병상 확보와 의료인력 배치 등 준비 상황을 살피는 등 응급환자의 신속한 이송·진료를 위한 인근 협력병원들의 준비 상황을 돌아봤다. 동국대 경주병원은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응급실 병상과 의료 장비들을 추가하고 VIP 전용 병동(18병상)도 새로 조성했다.


정상회의 기간 회의장 밖에는 이동형 병원이 운영되며, 인근에는 구급차 56대와 헬기 5대가 배치돼 응급 상황 발생 시 환자를 이송할 계획이다. 2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인 만큼 복지부는 사상자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24시간 재난의료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선제적으로 재난의료대응 '관심' 단계를 발령해 비상대응 태세를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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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질병청은 강화된 생물테러 대비·대응을 위해 지난 7월부터 'APEC 대비 중앙 생물테러·감염병 대책반'을 구성하고 국가 중요 행사 준비 지침에 따라 '생물테러 대응 모의 훈련'과 '중앙 합동 생물테러 대응 훈련' 등을 실시했다. APEC 기간 중 현장에는 생물테러 특수차량인 현장지휘 차량 1대와 이동실험실 차량 1대를 운영하고 생물테러 탐지기도 설치한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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