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도덕시간에 '북한체제 선전가요 받아쓰기 수업' 논란

세종시 학부모단체 반발… "헌법에 기반한 올바른 국가관·안보관 배워야"

세종지역학부모단체들이 규탄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단체 제공

세종지역학부모단체들이 규탄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단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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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내의 한 중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북한 선전가요를 들으며 가사를 받아쓰는 수업이 이뤄진 사실이 알려지자 학부모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시 교육청 관계자는 "정상적인 교육과정에 따른 수업"이라고 입장을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21일 세종지역학부모단체에 따르면 최근 세종시의 한 중학교 도덕 시간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북한 선전가요 '달려가자 미래로'를 들려주며 가사를 받아쓰게 했다. 이 노래는 내 나라 부강조국 낙원으로 꾸리자 등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

학부모들 사이에선 "사상교육이 아니냐"는 비판적 관점이 나온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높이기 위한 수업으로, 정상적인 교육과정에 따른 활동"이라며 "교육 목표에도 부합한다"고 해명했다.


이런 해명에 학부모단체들은 "헌법 정신에 반하는 위험한 교육"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세종시건강한학부모연합, 세종교육연합 등 단체들은 21일 세종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종시교육청의 해명은 상식과 헌법정신에 어긋난다"고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이런 해명이 정상적인 수업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전국 모든 학교에서 북한 체제 선전가요를 들려주고 받아쓰게 해도 괜찮다는 말이냐"며 "이것은 교육이 아니라 세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를 국가의 기본 이념으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학생들에게 공산주의 체제를 미화하거나 찬양하는 내용의 교육을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며, 헌법 정신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위험한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덕 교과서의 북한 이해 단원은 북한 주민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취지인데, 찬양 가사를 그대로 적게 하는 것은 이해가 아니라 주입"이라며 "교사를 감싸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학부모들의 우려에 진지하게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학부모단체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 해프닝으로 치부하지 말고 교육청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면서 ▲전면 재조사 및 공식 사과 ▲수업 진행 과정 및 자료 출처 공개 ▲헌법 가치에 근거한 교육 관리·감독 강화 등의 이행을 촉구했다.


또 이들 단체는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학교에서 헌법에 기반한 올바른 국가관과 안보관을 배울 수 있기를 원한다"며 "진정한 북한 이해란 찬양이 아니라 비판적 인식 위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배우는 교육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른 시일 내에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전국 학부모단체와 연대해 교육 정상화를 위한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경고했다.


이들 단체는 앞서, 지난 17일 세종시교육청 감사관을 면담하고 해당 사안에 대한 감사요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충청취재본부 김기완 기자 bbkim99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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