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로야구 경기 입장권을 대량 예매한 뒤 웃돈을 받고 판매해 수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수사 과정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판매한 20대 2명도 덜미가 잡혔다.
연합뉴스는 21일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이들을 검거했다고 보도했다. 매크로(Macro)는 단순 반복 등 특정 작업을 자동 반복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다.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 등 온라인 예매 사이트 등에서 많은 표를 선점하는데 악용되 문제가 되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예매 인원과 좌석 좌표를 자동 입력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총 5254회에 걸쳐 1만 881매를 예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렇게 예매한 티켓을 온라인 거래 사이트 등에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최대 15배 웃돈을 주고 되팔아 총 5억 7000만 원의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프로야구가 개막한 3월 22일 하루에만 128매의 입장권을 1527만원에 판매했다. 1매당 평균 10만원이 넘는 가격이다. 3월 28일 한화이글스 홈개막전 입장권의 경우 정가 4만원 상당의 1루 커플석 티켓을 4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7월부터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 판매를 집중 단속하던 중, 암표 거래가 의심되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을 발견하고 수사에 나섰다. 지난 7월 25일 경기 여주시의 한 피시방에서 컴퓨터 3대를 동시에 켜놓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을 예매하던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그는 "생활비 등을 벌려고 범행했고 매크로 프로그램은 인터넷에서 다운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와 C씨는 암표 구입용 매크로를 4만원부터 12만원짜리 고급형까지 다양하게 취급하면서 86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단순 예매 기능 외에도 취소 표 자동 구매 기능이나 다수의 예매 사이트에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제작했다. 이들은 총 973명에게 1488회에 걸쳐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했다.
경찰은 암표 예매용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제작해 유포하는 업자들을 검거하고, 프로구단이 팬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선 예매 제도'가 암표팔이로 악용되는 점을 확인해 수사했다.
경찰은 "건전한 관람환경 조성을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 제작·유포와 암표팔이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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