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팹리스) Arm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는 입지와 중요성을 높게 보며, 우리나라와 많은 협력과 투자를 진행하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에디 라미레즈 Arm 인프라 사업부 부사장은 21일 오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Arm 언락드 서울 2025' 미디어 브리핑에서 회사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골린
원본보기 아이콘에디 라미레즈 Arm 인프라 사업부 부사장은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Arm 언락드 서울 2025' 미디어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를 "반도체 공급망 전 영역에서 주요 플레이어들이 활동하는 보기 드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AI 주문형 반도체(ASIC) 설계, 패키징 등 반도체 라이프사이클 전 과정이 하나의 생태계로 자리잡힌 국가는 몇 안 되는데, 그중 하나가 우리나라란 취지다. 라미레즈 부사장은 "한국 정부가 인공지능(AI)을 전략 이니셔티브로 설정하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Arm은 최근 AI 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른 데이터센터에 맞춤형(커스텀) AI 칩이 대량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칩렛' 설계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AI 칩 개발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칩의 생산과 구조화, 설계 등을 개방형으로 열어, 많은 기업과 협력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도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선 우리 기업들과의 협력도 두드러지고 있다. 전날에는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우리 스타트업 리벨리온을 'Arm 토탈 디자인(ATD)'의 파트너사로 공식 합류시키기도 했다. 2023년에는 '리플로'라는 이름 하에 우리 기업인 삼성전자 파운드리, 리벨리온, 에이디테크놀로지와 AI 플랫폼을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라미레즈 부사장은 "AI 추론 칩을 개발했고 실제 실리콘 형태로 구현이 가능하다"며 "AI 연산의 전력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Arm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협력의 생태계를 넓혀가겠단 계획도 밝혔다. 이를 통해 전력 소비를 줄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구조를 갖춘 AI 칩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단 청사진을 세웠다. 많은 기업이 함께 협력해야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게 Arm의 판단이다. 라미레즈 부사장은 "AI 연산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2025년에는 초당 16제타플롭스(16억조 번 연산)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며 "이 추세가 지속되면 2030년까지 추가 전력 수요가 160GW에 달할 전망으로, 이는 미국 가정 전체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AI 서버 랙 설계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효율적 에너지 구조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 구축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겠단 청사진도 내놔 눈길을 끌었다. 라미레즈 부사장은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건물 구축에만 2~3년이 소요되지만, Arm은 AI 하드웨어 전반에 대한 배포 경험과 그리고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계 기간을 1년 이내로 단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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