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근 전 전남도의원이 21일 노관규 순천시장이 발표한 '시민 1인당 20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방침에 대해 "늦었지만 환영한다"면서도 "진정성에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오 전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제가 1인당 100만원 민생지원금을 공약했을 때, 노 시장과 일부 언론은 '재원은 어디서 마련하느냐', '포퓰리즘이다', '자기 돈으로 해라'는 비아냥으로 일관했다"며 "그렇게 비판하던 사람이 이제 와서 20만원을 꺼내든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오하근 전 전남도의원.
이어 "노 시장은 과거 한 교회 강단에서 '나는 공약을 안 했다'며 재난지원금 요구를 외면했고, 여수시의 30만원 지급 사례를 들며 '피자 큰 거 한 판이 4만2,000원이다, 10판도 못 산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써야 한다'며 정원박람회 등 사업에 집중하더니, 이제 와서 지원금을 '정치적 결단'으로 포장하는 건 시민을 우롱하는 일"이라고 직격했다.
지급 시점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그는 "시민의 민생고는 선거 일정과 무관하게 계속돼왔다"며 "그때는 외면하더니, 선거를 앞둔 12월에야 정책을 내놓는 것이 과연 진심에서 비롯된 것이냐"고 되물었다.
또 "여수시는 이미 1인당 30만원을 지급했고, 물가상승과 생활비 부담을 고려하면 최소 50만원 이상은 검토됐어야 한다"며 "전남에서 가장 큰 예산을 다루는 순천시에서 20만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오 전 의원은 자신이 내걸었던 1인당 100만원 지급 공약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시에도 충분히 현실적인 계획이었고, 순천시의 재정 여건상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며 "진짜 민생을 위한 예산은 보여주기식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입장문은 노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내년 순천시장 선거를 향한 오 전 의원의 강한 의지도 읽힌다. 실제로 오 전 의원은 측근들과의 교류를 통해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이번 발언은 향후 선거전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민생회복지원금을 둘러싼 정책 공방이 본격 점화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순천의 겨울 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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