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증권사 지점 5년새 25%폐점…"금융접근권 붕괴 심각"[2025국감]

비대면 거래 확산에 따른 현상이지만 소비자 접근성 크게 해쳐
허영 의원 "금융사가 포용적 금융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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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 사이에 국내 주요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지점 4곳 중에 1곳은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대면 거래 확산에 따른 변화일 수 있지만 폐점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5년6개월 사이에 4대 시중은행은 3625개의 지점 중에 26%인 937개를 폐쇄해 현재는 2688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같은 기간 5대 생명보험사는 1959개 지점 중 20%인 484곳의 문을 닫았고, 9개 주요 증권사는 407개 중 36%인 233개의 간판을 내렸다.


허 의원은 "비대면 거래 확산에 따른 불가피한 변화라는 평가도 있지만 금융사의 점포 축소 속도가 과도해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이 급격히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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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경우 은행연합회가 2021년 3월 '점포폐쇄 공동절차'를 강화했음에도 지점 폐쇄 추세는 지속됐다. 특히 2023년 국회 국정감사 지적 이후 금융당국이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시행하면서 한때 폐점이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해 9월 기준 다시 103곳이 문을 닫으며 재확산 조짐을 보인다.


폐점 추세는 은행별로도 큰 차이를 보였다. 2023년 이후 하나은행은 1곳만 줄어든 반면, KB국민은행 98곳, 신한은행 86곳, 우리은행 71곳이 폐쇄됐다. 수도권 지역의 폐점이 두드러졌는데 최근 5년간 폐쇄된 전국 937개 지점 중 629곳(67%)이 서울과 경기 지역에 집중됐다.

수도권 내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했다. 현재 4대 시중은행의 서울 지점은 1045곳으로 이 중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에 329곳이 몰려 전체의 31.5%를 차지했다. 서울의 은행지점 3곳 중 1곳이 강남 3구에 있는 셈이다. 반면 중·저소득 지역에서는 폐점이 잇따르며 금융서비스의 공동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점포폐쇄 시 고령층 비율과 고객 불편 정도를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했지만, 금융취약계층이 많은 지역에서 실질적 개선 효과는 미미했던 셈이다.


허 의원은 "지난 5년간 91조원의 막대한 이익을 낸 은행권은 수익성뿐 아니라 금융서비스의 공공성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인식해야 한다"며 "보험사와 증권사 등 모든 금융권이 지역과 계층을 아우르는 포용적 금융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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