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폭로' 美 여성 "앤드루 왕자에게 성학대 당해"

사후 회고록서 피해 정황 자세히 밝혀
앤드루 왕자, 모든 英 왕실 훈작 포기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범죄를 폭로한 여성이 회고록을 통해 앤드루 영국 왕자의 성학대 정황에 대해서도 자세히 진술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미국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의 사후 회고록 '노바디스 걸(Nobody's Girl)'을 정식 출간 하루 전에 확보해 내용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주프레는 이 책에서 "성노예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는 지난 17일 엡스타인 성범죄 연루설과 맞물리면서 영국 왕실 왕족 훈작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앤드루 왕자가 지난 4월20일 영국 윈저성 세인트 조지 예배당에서 부활절 아침 예배를 마친 뒤 자리를 떠나며 뒤를 돌아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앤드루 왕자가 지난 4월20일 영국 윈저성 세인트 조지 예배당에서 부활절 아침 예배를 마친 뒤 자리를 떠나며 뒤를 돌아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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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회고록에서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와 세 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1년 3월 엡스타인의 연인이자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이 자신에게 '신데렐라처럼 잘생긴 왕자를 만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날 앤드루 왕자와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당시 앤드루 왕자의 나이는 41세였다. 회고록에 따르면, 앤드루 왕자는 주프레의 나이를 알아맞혔으며 "내 딸들이 너보다 조금 어리다"라는 말을 했다. 주프레는 "그(앤드루 왕자)는 마치 자신의 타고난 권리라고 믿는 것처럼, 그럴 자격이 있다는 식이었다"고 썼다.

세 번째 성관계는 엡스타인이 소유한 섬에서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는 다른 8명의 어린 여성도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프레는 2015년 법정 진술에서 자신이 당시 "18세 정도"라고 말했으며 "다른 소녀들은 모두 18세 미만으로 보였고 영어를 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앤드루 왕자는 성추문으로 2019년 왕실 업무에서 물러났다. 2022년에는 군 관련 훈작 및 '전하(HRH)'라는 호칭도 잃었다. 최근 엡스타인 관련 의혹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지난 17일에는 전통적으로 국왕의 차남에게 주어졌던 작위인 요크 공작을 포함한 모든 왕족 훈작을 포기하기로 했다.


앤드루 왕자는 2022년 주프레가 낸 민사소송에 합의했다. 하지만 성범죄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으며, 지금도 계속해서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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