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수출 시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의 협력 없이 독자 수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일부 인정했다.
20일 강원 고성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대욱 한수원 부사장(사장 직무대행)은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동안 한수원이나 한국전력공사(한전)가 '독자 기술로 수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해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합의서 전문에 '한국형 원전은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것'이라고 명시돼 있지 않으냐"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한수원이)기술 독립을 강변한 것은 국민을 기만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전 부사장은 "기술 독립이라는 용어를 혼용한 부분이 있고 현실적으로 수출 과정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정상 체코를 제외한 유럽 진출은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전 부사장은 "(유럽 원전 시장의 독자 진출은) 협정상 불가능하다"고 인정했다.
전 부사장은 다만 "독자 진출이 가능한 지역은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이라며 "해당 지역에서의 사업 기회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사우디 원전 입찰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가 자사 노형인 AP1000을 입찰 모델로 제시하며 공동 수주를 요구했다"며 "사우디마저 미국이 이익을 독점하고 한국은 리스크만 떠안는 구조라면 협정 위반이자 불공정 거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현재 사우디 원전 입찰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며 "한·미·사우디 3국이 논의 중인 민감한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