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트럼프 관세 고통, 소비자 전가 시간문제"

"유럽·미국, 희토류 앞에서 한배 타고 있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고통을 세계 경제가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가격으로 그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로이터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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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미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어느 시점이 되면 수출·수입 업자들이 관세 때문에 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을 더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관세 부담의 약 3분의 2는 수출업자와 수입업자가 짊어지고 있다"며 "결국 시간문제다. 이들이 더 버틸 수 없게 되면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라가르드 총재는 글로벌 경제가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며 그 이유로 관세와 함께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을 꼽았다. 그는 "관세는 전 세계 무역 지도를 바꿔 놓았고, 새로운 동맹을 재구성했으며, 교역하는 방식을 다시 만들어냈다"면서 "AI는 데이터 관리부터 데이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 전쟁의 상당 부분은 협상 전략의 일환이라고 라가르드 총재는 평가했다. 그는 "전형적인 협상 전술"이라며 "적대감이 있더라도 협상이 미·중 경제에 모두 이익이기 때문에 양측은 결국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이에 맞서 미국이 대중국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라가르드 총재는 "중국은 오랫동안 희토류를 비축하고 정제 기술을 발전시켜 매우 강력한 교역 우위를 확보했다"며 "지금 그 우위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반대편에 있는 미국과 유럽 등은 공동 구매 세력으로 연합해 중국에 대응해야 한다"며 "희토류 앞에서는 유럽과 미국이 한배를 타고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젓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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