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장동혁 尹면회 파장 진화에도…내부 파열음·與 공세 지속

국힘 지도부 비공개 회의에서 언급
"국감 전쟁 중 민주당에 무기 쥐어줘" 비판
"언젠가는 지켜야 할 약속" 옹호 목소리도
민주당 "제2의 내란선동이자 헌정파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것을 두고 당내 파열음이 이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에서는 국정감사 기간인 만큼 이슈 확대를 경계하는 움직임이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제2의 내란 선동'이라며 공세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가 언급됐다. 장 대표가 면회 배경을 짧게 설명했고 적절성 여부와 시점 등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의 태도가 변한 것이 아니라 대표 선거 전 면회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부분"이라며 "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20 김현민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20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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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는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일반 면회 형식으로 약 10분간 윤 전 대통령을 만났다. 장 대표 공식 일정에는 빠져있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를 직접 알렸다. 그는 SNS에 "(17일) 오전 윤 대통령님을 면회하고 왔다"며 "우리도 좌파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하나로 뭉쳐 싸웁시다"라고 적었다. 전당대회 당시 윤 전 대통령 면회를 약속한 만큼 이를 이행해 강성 보수층 결집을 노리되 개인 차원에서 면회를 다녀왔다는 점을 부각해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지도부 내에서 사전 논의가 없었던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밖으로 알릴 얘기는 아니지만 극우 이미지인 최고위원과 함께 갔다는 점에서 이미 내부균열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10·15 부동산 대책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두고 대여 공세를 강화하는 시점에서 여당에 반격의 빌미를 줬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상화 태스크포스(TF) 구성 등 각종 특위 활동으로 대안 정책을 제안하며 민생 정당 이미지를 굳히려던 국면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친한(한동훈)계 의원은 통화에서 "국감이라는 전쟁 중에 상대편에 무기를 쥐여준 것"이라며 "하필 이 시점에 내부 갈등을 부추기는 일을 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꼬집었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재섭 의원은 19일 당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부동산, 관세 등으로 이재명 정부에 균열이 생기고 있고 우리 의원들이 힘을 모아 싸우고 있다"며 "당 대표로서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였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장 대표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인으로서 언젠가는 지켜야 할 약속이었다는 이유에서다. 한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당 지지율이 횡보하고 있는 것은 지지층이 아직 충분히 결집하지 않은 것"이라며 "전당대회 때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지방선거까지 가서 뒤늦게 청구서를 받는 것보다 미리 털고 가는 게 맞다"고 평가했다.


면회 이슈 확대를 경계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개인적으로 (윤 전 대통령을) 면회했다고 해서 당을 나락으로 빠트리는 건지에 대해 생각이 다른 분이 많다"며 "심각하게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민수 최고위원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전 대통령 면회를 비판한 당내 인사들을 향해 총구를 밖으로 돌릴 것을 요구했다. 그는 "우리 당 의원들은 더이상 당원의 뜻을 무시하는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를 중지하기를 바란다"며 "제대로 된 화력, 힘이 남으면 자유대한민국 해체하는 민주당에 쏟으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위헌정당 해산'을 거론하며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당의 대표가 내란의 수괴를 응원하다니 국민에 대한 심각한 배반 행위"라며 "내란동조에 대한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내란 세력과 손잡고 또 다른 계엄을 꾸미자는 말인지, 이는 제2의 내란 선동이자 헌정파괴 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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