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전격 면회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계리 변호사는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직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구치소에서의 접견을 누가 가는 줄도 모르게, 조용히 잡범들과 섞여서 '일반 접견'으로 보는 걸로 그저 감지덕지(하냐)"며 "교도관들의 가시거리와 가청거리 안에서 10분 하고 나온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가 약속을 지켰다고? 고작 약속 지키러 접견하러 간 건가"라며 "'약속을 지켰으니 훌륭하다'는 말에는 난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7월 우원식 국회의장이 서울남부교도소를 찾아가 당시 수감 중이던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면회한 점을 거론하며 "우 의장은 조국이 구치소에 있을 때 '장소 변경 접견'으로 접견했다. (장 대표는) 고작 장소 변경을 한 번 신청하고 안 되니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물러서더니 조용히 일반 접견이라니, 자신이 제1야당의 대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송진호 변호사도 이날 자신의 SNS에 "장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님 일반 접견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기에 이번에는 고언을 좀 드려야겠다"며 "나는 어제 오전에 접견한 걸 알고 있었다. 다만 아쉬운 건 제1야당 대표가 끝내 장소 변경 접견을 관철하지도 못하고 10분짜리 일반 접견을 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대통령님과의 접견이 무척이나 시급한 것도 아니었다면, 끝까지 장소 변경 접견을 주장해 민주당이 접견 불허 방법으로 대통령님을 인권탄압하고 있다는 걸 국민에게 알렸어야 하는 게 맞았다"라며 "갑작스레 일반 접견을 감수하고 지금껏 하지 않던 접견을 한 게 이슈 거리 하나 만들려고 한 게 아니라면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장 대표가 몇 번 전략적 미스를 하는 경우가 보이는데, 주위에 잘못된 전략적 판단을 하게끔 조언하는 자가 없는지 잘 살펴야 한다"며 "전열을 다시 가다듬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장 대표는 17일 오전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고 왔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일반 면회 형식으로 김민수 최고위원이 동석한 가운데 10분가량 윤 전 대통령을 면회했다. 그는 당 대표 선거 당시 '당 대표가 되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는 면회 후 SNS에 "(윤 전 대통령이)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며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우자. 좌파 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국민의 평안한 삶을 지키기 위해"라고 했다.
이번 면회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일부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재섭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단체대화방에서 "당 대표로서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였다"는 취지의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정성국 의원은 자신의 SNS에 "당 대표께서 국민의힘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데 대해 책임을 지셔야 한다. 그만하시죠"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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