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연내 생산적 금융 전담 부서를 신설한다. 이는 지난달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간담회에서 밝힌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일환이다. 이 자리에서 임 회장은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전 계열사를 통해 총 80조원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현재 '생산적 금융' 전담부서 신설을 준비 중이다. '생산적 금융'(가칭) 부서는 '생산적 금융 전담조직'으로, 관련 업무에 대한 콘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부는 기업그룹, 여신정책, 재무기획, 리스크관리 등 여러 부서가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적 금융은 부동산에서 첨단 산업 분야로 금융의 흐름을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핵심 금융정책 중 하나다. 우리은행이 적극적으로 생산적 금융 정책에 부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은행은 전통적으로 기업대출에 강한 은행이다. 정부의 이러한 기조 아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심의 이자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대출 역량을 발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리금융이 발표한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5년 동안 생산적 금융 73조원, 포용금융 7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생산적 금융의 구체적 투자 계획은 ▲첨단 전략 산업 중견·중소·벤처 투융자 56조원 ▲그룹 공통투자 펀드 1조원 ▲모험자본(우리투자증권) 투자 1조원 ▲자산운용계열사 생산적 금융 펀드 5조원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신설하는 생산적 금융부는 이 중 '첨단 전략 산업 중견·중소·벤처 투융자 56조원'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기업그룹은 생산적 금융 투융자에 자신 있다는 분위기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경영 기조를 부동산 중심에서 기업대출 중심으로 전환해왔기 때문이다. 기업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부동산 임대업 대출 비중을 축소하며 제조업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부에 여신정책과 리스크 관리 등 다양한 부서 인력을 함께 차출하는 것도 생산적 금융과 관련된 기업대출에서 여신심사와 리스크 관리를 고도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우리은행은 기업여신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 자체적으로 AI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업그룹전담역(RM)의 대출심사와 관리 등에서 효율성과 리스크 관리 수준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우리금융은 시중 금융회사 가운데 생산적 금융 투자 계획을 가장 먼저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지주 차원에서 생산적 금융 관련 투융자 청사진을 만든 만큼 전담 부서가 생기면 곧바로 첨단산업분야에서 기업대출과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