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돼 창피, 알았으면 절대 안 샀다"…美서 집단소송 걸린 '운동화'

스포츠 브랜드 온러닝 상대로 미국서 집단소송
고무 마찰 소음에 불만…브랜드 “결함 아니다”

스위스 스포츠 브랜드 온러닝이 미국에서 신발 소음을 둘러싼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와 BBC 등은 지난 9일 미국 오리건주 연방법원에 온러닝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들은 "운동화를 신고 걸을 때마다 큰 소리가 나서 수치심과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의 제품은 온러닝의 핵심 기술인 '클라우드텍(CloudTec)' 이 적용된 운동화 라인이다. 클라우드텍은 밑창에 육각형·타원형의 공기주머니를 배치해 충격 흡수력과 착화감을 높이는 구조로 설계됐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 공기주머니 사이에서 고무가 마찰하면서 '삐걱' 혹은 '삑삑' 소리가 발생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일부는 "사무실이나 병원 등 조용한 공간에서 걸을 때마다 시선이 쏠려 창피했다"고 호소했다.


온러닝 운동화. 온러닝 공식 홈페이지

온러닝 운동화. 온러닝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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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대상에는 '클라우드5', '클라우드6', '클라우드몬스터', '클라우드러너' 등 총 11종의 제품이 포함됐다. 가격대가 140~180달러(약 20만~25만원) 수준의 프리미엄 스포츠화에 속한다.

소송인단은 온러닝이 소음을 인지하고도 기술을 개선하지 않았다며 '기만적 마케팅'과 '사기적 영업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제품 환불과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배심원 재판을 청구했다.


반면 온러닝 측은 "소리는 제품 결함이 아닌 일반적인 마모나 외부 요인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회사는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습기, 마찰, 인솔(깔창) 압력 차이 등으로 일시적인 소리가 날 수 있다"며 "이는 설계 결함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부 고객이 환불을 요구했으나, 온러닝은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운동화 소음의 주요 원인으로 밑창 내부의 공기와 습기를 꼽는다. 미국 스포츠 장비 업체 브룩스 스포츠는 "운동화 착용 후 안창을 꺼내 건조하면 소음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일부 소비자들은 코코넛 오일을 밑창 구멍에 바르거나 인솔을 자주 말리는 등의 자체 해결법을 온라인에서 공유하고 있다.


온 러닝은 2010년 철인 3종 경기 선수 올리비에 베른하르트가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두고 설립한 브랜드로, 현재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독특한 쿠션 구조와 세련된 디자인으로 러닝 마니아와 패션 소비자 사이에서 급성장, 나이키·아디다스의 아성에 도전하는 브랜드로 평가받아왔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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