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천탕 청소하다가…日 프로레슬링계 전설, 곰 습격에 '비극적 최후'

온천 청소 중 연락 두절
다음 날 숲에서 시신 발견

일본 이와테현의 한 온천에서 프로레슬링 심판으로 활동해온 사사자키 가쓰미씨(60)가 야생 곰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7일 군마현 누마타의 한 슈퍼마켓에 출몰한 곰(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AFP 연합뉴스

지난 7일 군마현 누마타의 한 슈퍼마켓에 출몰한 곰(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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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6일 오전 이와테현 기타카미시에 위치한 한 온천 숙박시설의 노천탕 인근에서 발생했다. 당시 사사자키 씨는 노천탕 청소 업무를 맡고 있었으며,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연락이 두절됐다.

약 한 시간 뒤인 오전 11시 15분, 이상을 감지한 여관 측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현장 주변에서 안경, 슬리퍼, 청소 도구 등이 흩어진 채 발견됐다. 울타리 주변에는 혈흔과 함께 곰의 것으로 보이는 털도 다수 확인돼 당시 곰과의 충돌 가능성이 제기됐다.


노천탕은 강 절벽 위쪽에 있으며, 약 1m 높이의 울타리로 둘러싸인 구조다. 경찰과 시청, 지역 사냥꾼 협회는 총 30여 명의 수색대를 구성했으나 기상 악화로 인해 수색 작업은 30분 만에 중단됐다.


다음 날인 17일 오전 9시 수색이 재개된 후, 노천탕에서 북서쪽으로 약 50m 떨어진 숲속에서 심하게 훼손된 시신이 발견됐으며, 경찰은 곰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수색 지역 인근에서는 몸길이 약 1.5m에 달하는 수컷 반달가슴곰이 사살됐다.

해당 지역에서는 이달 초에도 곰의 습격으로 한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당국은 동일 개체에 의한 연쇄 공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같은 지역에서 반복되는 피해는 이례적"이라며 "곰이 인간을 먹잇감으로 인식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일본 레슬링계 전설 사사자키 가쓰미.

일본 레슬링계 전설 사사자키 가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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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자키 씨는 1989년 여성 프로레슬링 심판으로 처음 데뷔해, 이후 전일본 여자 프로레슬링을 비롯해 ZERO1, 토치기 프로레슬링, 마리골드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며 오랜 기간 현장을 지켜온 인물이다. '카쓰미 타이거'라는 별칭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심판 외에도 선수단의 차량 운전 등 여러 업무를 도맡아 왔다.


그는 2015년 ZERO1 운영사의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18년에는 드림온스테이지 대표로 활동한 바 있다. 은퇴 후에는 가족과 함께 기타카미시로 이주해 해당 온천에서 직원으로 근무했다.


올해 일본에서는 곰에 의한 사망 사고가 7건 발생하며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최근 곰 출몰이 잦은 지역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판단만으로도 곰을 사살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단행했으며, 도시 내 엽총 사용도 일부 허용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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