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캄보디아 사태, 기성 정치권 공동책임"

"찰나의 요행수나 바라는 세상을 만든 탓"
국힘 "성과 포장"…민주당 "정쟁 말아야"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연루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송환된 가운데,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이번 사태의 책임은 기성 정치권 전체에 있다고 일갈했다.


홍 전 시장은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최근 캄보디아 사태를 만든 것은 전적으로 기성 정치권의 책임"이라며 "진영을 나눠 싸움에만 골몰한 기성 정치권의 공동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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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현재 정치권의 무책임한 태도와 청년들의 절망적인 현실을 연결 지으며, 청년들이 불법 조직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세상이 아니라 찰나의 요행수나 바라는 세상을 만든 것이 우리 청년들을 캄보디아 범죄단지로 가게 만든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서로에게 책임 전가를 하지 말고 건전한 청년문화를 만드는데 정치권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전 시장은 이어, 최근 유사한 범죄 조직의 실태가 영화나 드라마 등을 통해 이미 알려졌음에도, 정부와 정치권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꼬집었다. "그들을 비난하고 캄보디아를 비난하기 앞서서 왜 그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갔는지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달라"며 "이미 마동석의 '범죄도시'나 최민식의 '카지노' 드라마에서 이런 범죄가 필리핀, 베트남 등지에서 자행되고 있다고 나왔는데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우리 정치권은 그동안 무얼 했느냐"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보이스피싱 및 온라인 사기에 연루된 혐의로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전세기를 통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송환되며 다시 주목받았다. 이들은 국내 도착 즉시 경찰에 인계돼 수사받고 있다.


여야, 송환 사태 두고 책임 공방 계속

정치권은 이번 사건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성과 부풀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범죄자 송환을 마치 국민 보호 성과로 포장하고 있다"며 "피해자는 외면하고 가해자부터 데려온 셈"이라고 비판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피해자 구조보다 피의자 송환에 앞장선 '청개구리식 대응'"이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국민의 상식에 맞는 대응이라면 피해자부터 구조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성과 홍보에 급급해 국민의 분노를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신속한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를 정치적 소재로 활용하지 말라고 국민의힘을 향해 경고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 송환은 외교 당국의 빠른 대응 덕분"이라며 "여전히 해외에 고립된 피해자 구조와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정치권이 협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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