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에서 어머니와 이웃 간의 언쟁 도중 격분해 70대 남성을 폭행, 사망에 이르게 한 10대 청소년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유족은 초동 수사부터 판단이 잘못됐다며 검찰에 항소를 요청했다.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정현기)는 지난 16일,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군(16)에게 징역 장기 2년, 단기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함께 기소된 A군의 어머니 B씨는 벌금 100만 원형을 받았다.
사건은 지난해 10월 13일 오후 전남 무안군의 한 마을 주택가에서 발생했다. 당시 A군은 자신의 어머니 B씨가 이웃 C씨(70대)와 언쟁을 벌이자, 갑작스레 격분해 C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가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어머니 B씨도 C씨의 어깨를 밀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폭행 직후 머리를 심하게 다친 C씨는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닷새가 지나지 않아 끝내 숨졌다. 부검 결과, 두개골 골절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와의 말싸움이 진정된 상황이었음에도, 피고인은 순간적인 분노로 얼굴을 집중적으로 가격했다"며 "그 결과 피해자가 바닥에 쓰러진 뒤 의식을 잃었음에도 별다른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점이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아직 형사 미성년자를 갓 지난 청소년이라는 점, 사전에 계획된 범행이 아니라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의 유가족은 이번 판결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족 측은 "정확한 사망 원인이 명백히 폭행으로 인한 것이고, 범행 장면을 목격한 이들도 있었지만 단지 상해치사로만 기소됐다"며 검찰에 항소를 요구한 상태다.
유족은 "주치의와 부검의 모두 폭행이 직접적 사인이라고 확인했는데, 왜 살인죄는 적용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아버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눈도 뜨지 못한 채 떠났다. 이게 정의인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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