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최근 한국인을 겨냥한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현지에서 한국인이 자국민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도 지속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프놈펜 현지 매체들은 지난달 15일 프놈펜시 당국과 경찰이 센속 지구의 한 콘도를 급습, 온라인 사기와 불법 체류 혐의로 한국인 33명(여성 5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네팔인 1명, 방글라데시인 1명, 캄보디아 현지인 13명도 함께 붙잡혔다.
합동수사대는 한국인 3명을 주범으로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45명은 협박과 강요에 의해 범행에 가담한 피해자로 분류했다. 경찰은 이들을 모두 추방 조치하고 컴퓨터 60대와 휴대전화 3대, 여권 35매 등 범행 도구를 압수했다.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7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이민청에서 한국 송환 전세기 탑승을 위해 테초국제공항으로 이동하는 버스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이와 유사한 사건은 지난 5월에도 있었다. 당시 시아누크빌 지역에서 한국인 15명이 군부대나 공공기관을 사칭해 한국 내 자영업자를 속이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벌이다 적발됐다.
현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범죄 조직원은 약 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다수는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납치되거나 강제로 범죄에 동원된 피해자지만, 간부급 일부는 월 수백만원의 이익을 챙기며 범죄 수익 구조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으로 송환된 뒤 다시 캄보디아로 돌아가 동일 범죄에 가담한 사례도 있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5일 "일부 인원이 여전히 캄보디아 스캠 산업에 유인될 위험이 있다"며 "귀국 후 재범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있어 정부 차원의 단속과 예방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7일 저녁 캄보디아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한국인 60명을 송환하기 위한 전세기가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했다. 전세기에는 경찰 인력이 동행했으며, 송환 대상자들은 18일 오전 귀국해 각 관할 경찰서로 이송돼 조사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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