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시)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 출연 : 박홍근 민주당 의원(10월 17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지난 17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했다.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 때 이재명 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이재명 대표 시절 원내대표를 지낸 박 의원은 서울 중랑을에서 네 번 연속(19대~22대) 당선한 4선 의원이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국정기획위원회 선임 분과인 국정기획분과장을 맡아 이재명 정부의 정책과 정부 조직 개편 얼개를 짰다. 그는 내년에 서울시장 출마를 노리고 있다. 인터뷰는 서울 중구 아시아경제 본사 스튜디오에서 1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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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섭 : 한미 관세 협상이 곧 타결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박홍근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타일 그리고 미국이 요구한 무리한 내용을 고려한다면 끝까지 지켜봐야 합니다. 결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 달러의 현금성 직접 선불 투자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외화 보유액이 9월 기준 4200억 달러 수준입니다. IMF는 대한민국의 경제 규모로 봤을 때 5천억에서 5200억 달러가 적정한 한국의 외화 보유액이라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거기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3500억 달러를 선불로 해달라는 건 진짜 납득되지 않는 요구인 거죠.
4200억 달러의 90%는 장기 자산 투자 형식입니다. 실제 현금처럼 꺼내 쓸 수 있는 예치금 형식은 4.4%, 185억 달러에 불과합니다. 장기 투자된 것을 빼서 한다면 외환 위기 그다음에 국가신용도 하락을 촉발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그걸 우리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습니다. 장기간 분산 투자를 하든지, 대기업들 투자도 함께 반영시켜주든지, 아니면 원화 중심으로 통화 스와프를 통해서 조달을 할 수 있게끔 여지를 만들어 주는 등의 방법을 가지고 현재 협상이 진행되는 것으로 봅니다. 과정이 막바지에 와 있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소종섭 : 10월 15일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놨어요. 굉장히 강한 정책이라고 해서 비판적인 기사도 많고 실수요자를 위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실수요자들이 상당히 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나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박홍근 : 예상보다 매우 강력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시장이나 실수요자를 비롯한 시민들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우려가 있는 것도 맞습니다.
다만 저는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상황을 방치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결국은 평생 내 집 한 채 마련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의 꿈이 오히려 더 어려워진단 말이죠. 지금 안정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결국은 서민들이 평생 벌어도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겁니다. 정부로서는 특단의 대책을 고육지책으로 낼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향후에 제대로 공급이 될 것이냐에 대한 불안감이 있고, 당장 집을 구입하려고 했던 사람들 입장에서 장벽이 생긴 것은 사실입니다.
투기 수요와 실수요를 제대로 분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급을 어떻게 하면 더 실효적으로 충분하게 할 것이냐가 숙제입니다. 그래서 실질적이고 충분한, 더 구체적인 공급 대책을 내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와 당이 함께 준비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종섭 : 세제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지금 보유세를 강화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정부 여당이 가는 방향 어떻게 봐야 합니까?
박홍근 : 문재인 정부 때 세제에 대해서 여러 안을 냈지만, 그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적 평가가 필요합니다. 세금을 통해서 집값을 잡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고 정교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가령 고가의 집 한 채에서 실제 사는 사람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 종부세 문제와 관련된 오랜 논쟁거리가 있지 않습니까?
정부가 세제 문제도 검토를 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당과 내부적으로 협의가 이뤄진 바는 없습니다. 다만 공정 시장 가액 비율, 공정가율이 매우 낮춰져 있는 상황입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80%이던 것을 60%까지 낮춰놨거든요. 종부세나 재산세를 부과하는 기준이 되는데 시장 가격하고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크게 납니다. 이런 차이를 어떻게 메울 것이냐 하는 측면에서 이 문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소종섭 : 지난 2022년 대선 때 이재명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고, 이재명 당 대표 시절에는 원내대표를 맡았습니다. 가까이서 본 이재명 대통령은 어떤 사람입니까?
박홍근 : 제가 2022년 당시 민주당 3선 의원 또 서울 지역 의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거든요. 후보 시절, 대표 시절 두 번에 걸쳐서 길게 호흡을 맞춰봤는데 일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정말 탁월한 일 처리 솜씨를 갖고 있습니다.
소종섭 : 실무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능력, 일머리가 뛰어나다?
박홍근 : 그렇습니다. 전체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는 공감 능력도 대단하고요. 어떤 것부터 먼저 풀어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일머리가 몸에 체화된 스타일이고요. 그러면서도 중요한 결정은 매우 심사숙고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런 의견도 듣고 저런 주장도 접하면서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립니다. 또 높게 평가하는 것은 어떤 틀에 갇혀 있지 않은, 합리적이면서도 실용적인 판단과 접근을 하는 그런 사람이에요. 추진력과 맷집도 강해 성남시장, 도지사, 대통령을 거치면서 자기 지지층을 견고하게 만들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평가합니다.
소종섭 : 이재명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과 관련해서 이른바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 스타일'이라고 들 합니다. 밤잠이 없다고 하던데요.
박홍근 : 늦게 자는 스타일이죠. 새벽 1시~2시에도 텔레그램이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SNS상에서 여론을 파악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방송, 신문 보다 훨씬 더 다수 대중의 집단적 여론을 들어가면서 본인이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내더라고요. 그리고 변호사를 오래 해서 그런지 몰라도 활자에 매우 능숙해서 문서를 보는 속도가 매우 빨라요. 정확히 핵심을 파악합니다. 텔레그램으로 보고를 하면 밤늦게라도 꼭 간단한 답글을 달거나 하트 표시를 해줍니다.
소종섭 : 추석 전에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개혁의 속도와 온도 차 이런 얘기를 했었고, 그래서 대통령실과 민주당 사이에 관계가 좀 미묘하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습니까?
박홍근 : 부부지간에도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요. 당연히 모든 조직 특히 국가 운영에 있어서 다 생각이 같을 수는 없죠. 저는 기본적으로 대통령과 대통령실 참모들 그리고 우리 당 지도부의 생각의 차이는 없다고 확신합니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어 가야겠다는 그 목표와 방향에 대해서는 일치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서 내란을 제대로, 완전히 청산 종식하자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 또 어려운 민생과 경제를 정말 성과 있게 회복하자는 것도 이견이 있지 않죠. 그리고 국가의 여러 가지 도전적 과제를 국민을 통합하고 여야를 초월해서, 국력을 결집해서 반드시 해결하자는 것에도 이견이 없어요.
다만 거기에 따른 역할 분담의 어떤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거겠죠. 대통령은 아무래도 외교 안보나 민생 경제나 국가의 구조 개혁이나 이런 것에 더 주안점을 둘 수밖에 없는 위치고, 또 본인이 제게도 그런 말씀을 주신 바가 있었어요. 제가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인데 그래서 지난번에 독립군이라고 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같이 봤거든요.
그 직후에 저한테 하신 말씀이 '국민 60% 정도도 아닌 한 70% 정도가 지지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민주당이 더 강하게 속도감 있게 해도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것은 지금 워낙 민생 경제가 어려우니 여기에 좀 더 성과를 내야 할 때다' 이런 말씀을 했어요. 그런 것처럼 대통령은 그런 일에 집중하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그러나 당은 어떤 일을 해야 합니까? 정말 초유의 반 헌정 유린 사태가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바로잡는 일에 당은 나설 수밖에 없죠. 그러니까 그런 점에서 당 지도부는 우리 지지자인 당원들을 기반으로 해서 그런 것이 보다 철저하게 되게끔 당을 이끌어 갈 수밖에 없고 뿐만 아니라 거기에 필요한 검찰이라든가 또는 사법이라든가 개혁이 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그걸 선도하는 역할이 당으로서는 해야 할 일이다, 이렇게 역할 분담은 되어 있다고 봅니다.
소종섭 : 하지만 속도 조절 등은 필요한 것 아닌가요?
박홍근 : 두 가지입니다. 우선 순위와 속도 조절 그리고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 간 긴밀한 소통입니다. 우선순위나 속도 조절 등과 관련해 좀 더 정교하고 세밀한 소통 과정이 있으면 좋겠어요. 정국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현안이나 이런 이슈에 대해서는 좀 더 대통령실의 참모와 그리고 당 지도부가 사전에 이것을 어떻게 핸들링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그 프로세스에 대해서 좀 더 정교하게 사전 소통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당연히 대통령실도 대통령실대로 현안에 대한 자기 입장을 빠르게 공식적으로 정리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당 지도부도 그걸 개별 의원들에게 맡기지 말고, 또 너무 여론이나 우리 지지층만 의식하지 말고, 대통령실하고 조율한 수준에서 이것을 관리해 나가는 이런 게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소종섭 : 대표와 국무총리, 대통령 비서실장이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소통하고 있지 않나요?
박홍근 :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을 중심으로 해서 당 대표나 정책위의장 또는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을 맡은 분들과 주요 현안에 대해서 긴밀하게 소통하고 각 상임위원장이나 간사 또는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의원들과의 조율 과정을 잘 밟아나가면 문제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소종섭 : 최근 법원에 대한 압박, 이른바 '조희대 대법원장 때리기'가 너무 투박하고 강한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박홍근 : 대법원 또는 사법부의 문제는 심각하죠. 대선 끝나고 나서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들 또는 지귀연 판사를 포함한 법원에서 국민에게 진정 어린 사과를 했으면 이 상황까지 안 왔을 겁니다. 국민은 지난 과정을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내란 계엄이 있었을 때 사법부가 진짜 헌법을 지키고 법을 사수하는 기관으로서 제대로 대응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많지 않습니까?
일부 입장 표명이 있었지만, 대법원장 포함해서 적극적으로 거기에 대한 의견이나 입장이 부족했단 말이에요. 서부지방법원을 폭도들이 점거한 사태가 있는데도 대법원장이 어떤 얘기를 했는지, 그리고 그 이후에 정말 유례도 없는 초고속으로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재판 파기환송을 결정하잖아요. 그건 누가 봐도 명백하게 의도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까? 마치 자신들이 법 위에 군림하면서 모든 걸 다 좌지우지하는 사람처럼, 세상을 평정하겠다는 것처럼 비춰지잖아요. 의도가 있어 보인단 말이죠. 이 상황을 자초한 것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포함한 사법부 스스로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 점에서 내란 전담 재판부도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의 의원들이 주장해서가 아니라 법원을 그대로 방치하고 가는 것을 국민들 다수가 수용하기 어려울 겁니다. 아무리 수사를 철저히 한들 법원에서 국무위원들 내란 가담이 명백한데도 다 영장을 반려하고 있지 않습니까? 별도 재판부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판사 한 명 더 늘리겠다 정도로 해서야 설득이 되겠습니까?
다만 그걸 풀어나가는 방법이 너무 조급하거나 거칠거나 이렇게 됐을 때 국민 입장에서는 공감도가 떨어지는 점이 있지 않습니까? 당과 대통령실에서도 이 문제를 어떻게 국민의 다수 공감을 끌어내면서 실질적인 개선을 해낼 수 있게끔 압박하고 설득해 나갈 것이냐. 이런 방법론에서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점은 없는지 한번 살필 필요는 있습니다.
소종섭 : 김현지 제1 부속실장의 국정감사 출석 여부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한창입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홍근 : 우선 원칙이나 전례를 살펴봐야 합니다. 총무비서관은 내부 행정을 맡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대부분 국감에 나왔습니다. 김현지 실장이 총무비서관 직을 유지하고 있었더라면 나오는 것이 전례에 따라서, 또 원칙에 따라서 맞았을 겁니다. 그런데 왜 국민의힘이 지금 김현지 부속실장을 물고 늘어지나? 결국은 정략적인 계산입니다. 마치 김건희와 같은 사람이 이재명 정부에게는 없으니까 김현지라는 측근을 어떤 식으로든 물고 뜯어서 흠집을 내려는 의도로 이걸 키우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전례에 의해서도 나오는 것이 아니고 저쪽의 정략적 의도가 너무나 명백한데 우리가 그것을 다 인정하고 갈 것이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원칙과 전례에 따라가는 것이 맞다. 오히려 국민의 힘이 이걸 정략적으로 키웠기 때문에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도 못 나가게끔 지금 만들어 놓은 것 아닙니까. 국정감사에 출석할 필요가 없습니다.
소종섭 : 내년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출마를 생각하는 것으로 압니다.
박홍근 : 제가 4선 의원이 되면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요. 작년에 당시 이재명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우상호 전 의원 등을 만나서 그런 뜻이 있다는 말씀을 드렸어요. 정기국회 마치고 본격적으로 준비하려고 했더니 내란 계엄이 터져서 거기에 대응하는 데 집중했고, 대선까지 치르고 나서 본격적으로 뛰어보려다가 또 국정기획위원회에 두 달 동안 파견 나갔습니다. 제 스타일이 일을 맡으면 죽기 살기로 해서 성과를 내야 하거든요. 8월 하순에 국회로 복귀해서 이제 서울시장 선거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저를 응원하는 분들이 '시민주권 혁신서울' 전문가 포럼을 곧 발족할 예정입니다.
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시장이었냐, 국민의 힘 시장이었냐를 떠나서 지난 20년간의 서울에 대한 반성적인, 성찰적인 회고와 평가, 진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야 비전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죠. 12월 중순쯤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그 전에 11월 중순 정도에 출마를 공식화하는 걸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소종섭 : 오세훈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에 대한 평가는?
박홍근 : 오세훈 시장은 조선 시대 한성판윤 이래 가장 긴 기간 동안 서울시 행정을 책임진 사람입니다. 그런데 5선에 도전하겠다고 요즘 되게 마음이 급해 보이시더라고요. 시민들에게 '오세훈 시장이 한 게 뭐예요'라고 묻는다면 뭐가 떠오를지 오히려 제가 궁금합니다. 아이들 밥그릇 뺏었다가 시장직 물러났던 것과 최근 논란이 되는 한강 버스와 같은 그런 낭비성 전시성 사업 이런 것 아닐까 싶은데요. 그리고 남아 있는 게 명태균 게이트와 같은 사법적 리스크 같은 거죠. 무성과 시정을 펼쳐오지 않았나. 그래서 저는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오세훈 시정은 시민 없는 시정이었다.
소종섭 : 시민 없는 시정이었다?
박홍근 : 시민이 시정의 주인이어야 되지 않습니까? 시민이 시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실제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시스템과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은 시민이 들러리, 포장지처럼 쓰이는 것 같아요. 그건 진짜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오세훈 시장은 첫 번째는 전시성 행정이 너무나 많았고요. 두 번째는 혈세 낭비, 돈을 허투루 쓴 게 매우 많았습니다. 지금은 현역이기 때문에 프리미엄을 충분히 누리고 있고 인지도가 매우 높지만, 다시 시장으로 나오는 것에 대한 지지도를 물어보면 많이 떨어질 겁니다. 그 얘기는 뭐냐? 피로감이 매우 커져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오세훈 시장에 대한 성과 없음과 명태균 게이트 등의 리스크까지 고려했을 때 실제 이런 문제점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가 갈수록 높아질 거예요.
당장 국민의힘 내부에서 대적할 사람이 없어서, 또는 현역으로서의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지금은 저렇지만 갈수록 지지도가 하락할 것이다, 더 올라갈 일은 없다고 보거든요. 결국은 오세훈 시정 10년에 대한 평가, 심판의 선거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내년 선거는 대통령과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나라가 안정된다고 하는 생각들이 커질 거예요. 가장 상징적 장소이고 공간인 서울에 대해서 반드시 여당 시장을 만들어줘야 대통령과 불협화음을 일으키지 않고, 엇박자를 내지 않고 서울 발전의 동력을 만들 수 있다는 시민의 생각이 커질 것이라고 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서울을 위해서도 내년에는 반드시 여당 시장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소종섭 : 서울시장 관련해서 최근 여론조사도 나왔습니다. 여론 흐름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또 자신의 최대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박홍근 : 지금은 여론조사가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여당 후보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이냐가 더 중요합니다. 인지도 높은 사람들끼리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민주당 선거 전략상 좋지 않아요. 그러면 계속 인지도가 있는 총리나 비서실장 차출설 또는 외부 기업인 영입설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그건 지금 뛰고 있는 후보들의 경쟁력을 꺾고 오세훈 시장을 띄워주는 아주 개념이 없는 접근입니다.
후보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개별 청문회 같은 것 좀 해보자, 자격 심사라는 형식으로. 또 예를 들어서 권역별로 당원과 시민 앞에서 토론회도 개최해서 쌍방 상호 간에 토론하면 콘텐츠도 더 생기고 그렇지 않겠습니까. 선호 투표제 같은 것 있잖아요. 또는 필요에 따라서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해서 최종 후보를 정한다든가 하는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과정을 통해서 흥행을 일으키고 후보를 단단하게 만들어 내면 이기고도 남습니다. 그래서 접근 전략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서울은 도시의 활력과 역동성을 잃어가고 있어요. 글로벌 경제 문화 도시로서 위상을 확고히 세워야 합니다. 앞으로 5년에서 10년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거기에 걸맞은 리더십을 누가 제대로 갖추고 있느냐를 봐야 합니다. 그동안 해봤는데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사람을 다시 쓸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서울의 행정 시스템을 AI와 접목해서 시민 행정 서비스의 질을 확 올려줄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 여의도와 용산 또는 광화문까지 잇는 금융 허브를 구축해 가야죠. 또 지금은 케이 컬처가 강한 힘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문화적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관광 산업을 어떻게 확고히 키우고 이걸 제대로 올려놓을 것이냐. 이런 서울의 비전을 가지고 뛰어야 합니다.
저는 당에서 정책통으로 인정받았던 것처럼 비전과 추진력을 가지고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당에서 을을 지키는 민생 실천위원장, 을지로위원장을 하면서 비정규직이라든가 자영업자라든가 이런 분들 그러니까 경제적 약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일을 해 온 대표적인 사람입니다. 그런 점에서 공감력 또는 진정성, 성과를 가지고 시민에게 평가받을 수 있다고 보고요. 우선은 당내에서도 검증된 사람이 선택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도덕적인 하자나 논란거리가 없이 시정을 당당히 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가 돼야 합니다. 두 번째는 정책이나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서 시정을 안정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필요합니다. 실력과 진정성, 비전과 안정성 이런 면에서 평가받을 것이라고 봅니다.
소종섭 : 박 의원님, 감사합니다.
박홍근 :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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