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3700선을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는 17일 하락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밤사이 미국 증시가 미국 지역은행들의 부실 대출 문제로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최근 랠리 속 단기적인 과매수권으로 진입한 가운데, 신용 리스크 우려 등에 따른 전일 미 증시 조정을 반영하며 약세 출발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기존에 소외되었던 자동차, 2차전지 등의 업종까지도 반등세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외국인 중심의 매수세, 고객예탁금 최고치 속 풍부한 유동성 여건 등을 감안한다면, 밸류에이션 부담에서 적은 업종은 상대적으로 하락 민감도가 적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전일 국내 증시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기대감 및 인공지능(AI) 산업 확장 기대감 속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 마감했다. 특히 코스피는 3748.37에 마감하며 4000선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10월 남은 일정상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24일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30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주요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최근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장기화, 잠재적인 신용 리스크 우려 속 주요 빅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 참여자들의 경계감이 유입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하는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지역은행들의 부실 대출 문제가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1.07포인트(0.65%) 내린 4만5952.24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1.99포인트(0.63%) 떨어진 6629.07, 나스닥종합지수는 107.54포인트(0.47%) 내린 2만2562.54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에는 TSMC의 호실적이 투심을 자극했다. TSMC는 지난 3분기 순이익이 4523억 대만달러(약 21조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지역 은행 부실이 터져 나오면서 투심이 급랭하고 주가지수는 급락했다. 장중 0.96%까지 올랐던 나스닥 지수는 1.17%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자이언스 뱅코프는 자회사 캘리포니아 뱅크앤드트러스트가 취급한 상업 및 산업 대출 가운데 5000만달러 규모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방은행인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WAB)도 캔터그룹에 대한 선순위 담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지역은행 부실 공포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의 발언과 맞물리며 투심 위축을 자극했다. 그는 앞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최근 자동차 담보대출 업체 트라이컬러가 파산한 것과 관련해 "바퀴벌레가 한 마리 나타났다면 아마도 더 많을 것"이라며 "모두 미리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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