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200조원을 돌파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4개월 만에 260조원으로 불어났다. 국내 증시로 자금이 몰려드는 가운데 ETF는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ETF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1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15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ETF 순자산총액(AUM)은 100조5071원을 기록했다. 2002년 10월14일 국내 최초 ETF인 'KODEX 200' ETF를 선보인 삼성자산운용은 23년 만에 순자산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국내 ETF 시장 점유율 1위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은 KODEX ETF를 통해 다양한 ETF를 선보이며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2007년 국내 최초로 해외투자 ETF를 출시했고 2009년에는 국내 최초 채권형 ETF를 선보였다. 주식형 액티브 ETF와 국내외 테마형 ETF를 선보이면서 ETF 투자 저변을 확대했다.
박명제 삼성자산운용 ETF사업부문장은 "앞으로 KODEX ETF는 좀 더 고객 지향적으로 변화하고,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2위 사업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운용 자회사 글로벌엑스(Global X)의 미국 현지 AUM이 100조원을 돌파했다고 전날 밝혔다. 2018년 인수한 지 약 7년 만에 순자산 규모가 13배 성장했다.
미국 현지에서 ETF 101개를 운용하는 글로벌엑스의 AUM은 총 735억달러에 달한다. 원화 기준으로 105조원에 육박한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37.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ETF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20.2%를 웃도는 수치다.
김영환 미래에셋자산운용 혁신/글로벌경영부문 총괄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세계 최대 ETF 시장인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ETF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혁신적인 ETF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ETF 시장에서 '2강' 체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도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 ETF 순자산총액은 20조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신한자산운용은 ETF 시장에 진출한 지 4년 만에 순자산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는 "ETF 순자산 250조원 돌파는 단순한 규모의 확장이 아니라 국민 자산이 예금에서 투자상품으로 본격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자기주도형 투자 문화가 자리 잡는 과정에서 SOL ETF가 투자자의 자산 증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상품을 지속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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