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에너테크, CB 상환 '발등의 불'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로 195억 조달 계획
지난해 발행한 200억 규모 CB, 내년 5월 조기 상환기간 도래
현재 주가 1300원으로 전환가 2640원보다 낮아

이차전지 제조장비 업체 유일에너테크가 지난해 5월 발행한 전환사채(CB) 상환 자금을 마련하려고 유상증자에 나섰다. CB를 발행했을 당시보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환가를 밑돌고 있다. 유일에너테크 이사회는 CB 투자자가 전환권 대신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판단하고 미리 상환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일에너테크는 신주 1880만주를 발행해 195억원을 조달한다. 신주 발행 예정가는 1039원이고 구주 1주당 신주 0.551주를 배정한다.

유일에너테크는 조달한 자금 가운데 150억원을 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한다. 앞서 유일에너테크는 지난해 5월16일 2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발행 당시 전환가는 3771원이었고 주가 하락을 고려해 전환가를 2640원으로 낮췄다. 지난 5월17일부터 전환권을 청구할 수 있었으나 주가가 전환가를 밑돌면서 보통주로 전환하려는 투자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CB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은 원재료 구매 대금과 채무상환 자금으로 사용했다.


유일에너테크는 내년 5월 17일부터 조기상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상환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경기도 오산시에 있는 공장을 52억원에 매각했다. 나머지 150억원가량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구주주 청약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일반공모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한다. 일반공모 청약에서 잔여주가 발생하면 LS증권, BNK투자증권, 한양증권 등이 인수한다. 인수단의 잔액 인수 금액이 많을수록 실권수수료 만큼 자금 조달 규모는 축소될 수 있다.

신주를 배정받는 구주주는 증자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데 주가와 발행가 차이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 여부 등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유일에너테크 부채비율은 320.1%에 달한다. 총차입금은 59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6억원가량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 매출액 262억원, 영업손실 24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지속해서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365억원까지 감소했다. 외부 감사인은 올해 상반기 검토보고서상 계속기업가정에 대해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표명했다.


유상증자 주간사 관계자는 "유일에너테크는 신규 사업으로 수소 연료전지 설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며 "두산퓨얼셀에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소재 촉매코팅 양산장비를 납품하며 수소연료전지 시장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속 수주를 받는다면 이차전지 수주 기반 매출 변동성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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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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