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명 뽑아놓고 합격자 절반 이상이 백수"…분노한 미지정 회계사들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 정상화 비대위,
14일 정부서울청사 앞 시위 열어
"정책 실패 탓, 선발인원 정상화해야"
"감사 품질 저하로 자본시장 위기 초래"

실무 수습처를 찾지 못한 미지정 수습 회계사들은 금융당국이 인력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을 확대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공인회계사 선발 규모 정상화와 함께 미지정 회계사에 대한 실무 연수 적격성 확보 등을 요구했다.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시위를 열고 있다. 독자 제공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시위를 열고 있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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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정 수습 회계사 등으로 구성된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시위를 열어 이같이 주장했다.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는 회계법인 등 수습기관에서 외부감사 등 실무를 익혀야만 정식 회계사가 될 수 있다. 비대위는 올해 합격자 1200명 중 절반이 넘는 인원이 수습처를 찾지 못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비대위는 미지정 회계사 사태가 금융당국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금융당국은 사기업의 수요를 반영한다는 미명 아래 기존 1000명 내외 선발인원을 1200명으로 대폭 증원했다"며 "사기업의 6%만이 수습 회계사 채용을 희망하고 회계법인들도 1000명 이상의 선발인원을 수용 및 교육할 수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매우 근시안적인 정책이었다"고 지적했다.


미지정 사태가 자본시장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회계사의 적격성 부족으로 감사 품질이 저하되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기업의 재무정보를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재무제표의 신용을 담보하는 회계감사의 역할이 약화돼 신용이 훼손된다면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때처럼 또다시 많은 공적 자금이 투입돼야 할 것"이라며 "자본시장에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 예측할 수조차 없기에 사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금융당국을 향해 "잘못된 수요 예측에 기반한 증원 기조에서 즉시 탈피해 회계법인이 수용 가능한 인원을 기준으로 선발 인원을 즉시 정상화하라"면서 "앞으로 선발인원 결정 시, 공인회계사들의 의견을 반드시 반영해 장기 인원 수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미지정 회계사들에게 제공되는 한국공인회계사회 연수가 실질적인 실무 경험 연수가 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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