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강력 범죄'에 李대통령 "국민 보호 최우선…사건 연루자 신속 송환해야"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모두발언
가용 가능한 방안 최대한 즉시 실행 강조
이 대통령 "캄보디아 치안 당국과 상시 공조 체제 구축"…실종신고 확인 작업 조속 진행도 당부
이 대통령 "무역갈등 심화로 민생 경제 불확실성…부정적 영향 차단해야"
부동산 시세 조작 등 시장 교란행위 차단, 근본 대책 강구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캄보디아 현지에서 벌어지는 취업 사기 및 납치·감금 피해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정부의 가장 큰 책임이다. 지금은 다른 무엇보다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사건 연루자들을 국내로 신속하게 송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관계 부처를 향해 "관계 부처는 캄보디아 정부와 협의를 통해서 양국의 치안 당국 간 상시적인 공조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며 실종신고 확인 작업도 조속히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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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45차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캄보디아에서 최근 취업사기 감금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크게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가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인이 캄보디아에서 납치되거나 감금됐다고 신고된 건수는 2021년 4건, 2022년 11건, 2023년 21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221건으로 크게 늘더니 올해는 8월까지 총 33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하지 못한 피해자를 고려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가용 가능한 방안을 최대한 즉시 실행하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현지 우리 교민들이나 국가 기관 소속 공무원들이 자기 사비를 털어서 (피해자들을) 지원해주고 있다는 사례를 언급하면서 "국민들이 재외 공관에 도움을 요청하면 즉시, 상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정비와 인력·예산 편성에도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 최소한 예산 문제 때문에 업무에 지장이 생기지 않게 해달라"라고 했다.


무역갈등 심화로 민생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도록 정책 역량을 모아달라는 당부도 했다. 이 대통령은 "비상한 대응을 통해 민생경제 회복의 불씨를 살려 나가야 한다"며 "특히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물가 안정에 정책적 역량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경제 체질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내수 활성화, 특히 시장 다변화를 통해서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생 경제 회복에 정치권의 동참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민생경제를 위한 길에 여도 야도 국회도 정부도 따로일 수 없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면서 "시장경제가 정상 작동하려면 정확한 정보의 유통이 중요하다. 정치도, 경제도 마찬가지고 사회현상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허위 정보와 가짜 조작 왜곡 정보 등을 차단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주문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가짜뉴스는) 시장을 교란해 국민 경제에 큰 피해를 준다"면서 "심지어 부동산 시세 조작이 의심되는 사례도 있다. 관계 부처가 시장 질서 일탈 행위를 바로잡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강구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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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모두발언 이후 외교부, 법무부, 경찰청의 캄보디아 범죄 대응 현황 및 조치에 관한 보고가 이뤄졌다. 이 대통령이 지난 11일 "총력 대응"을 지시한 이후 경찰청은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 대응을 위해 국제 공조수사 인력을 30명 보강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캄보디아 한국대사관 인력 15명 중 사건 사고를 담당하는 경찰은 주재관 1명, 협력관 2명 등 총 3명뿐이다. 또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직접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과 양자 회담을 갖고 관련 문제를 전담하는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강력히 주장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우선 현지 교도소에 검거된 한국인부터 송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용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의 발언에 따르면 현재 캄보디아 교도소에 있는 한국인은 68명이다. 이 중 일부는 송환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위 실장은 같은 날 '캄보디아 한국인 범죄 관련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 첫 회의에서 "인도적 차원에서 우리 국민의 송환은 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단계적인 송환이라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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