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국감] 조현 외교장관 "美, 3500억달러 직접투자 요구서 후퇴…새 대안 제시"

외환 부담 우려에 "직접투자 불가" 입장 고수
APEC 정상회담 전 협상 진전 모색
조지아 구금 사태 때 미 대사대리에 항의…"초치 수준"

조현 외교부 장관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13 김현민 기자

조현 외교부 장관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13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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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과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3500억 달러를 전액 직접투자로 진행할 경우 외환시장에 부담을 주고 경제 전반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 같은 문제점을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고, 그 결과 새로운 대안을 제시받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미국이 제안한 3500억 달러에는 직접투자뿐 아니라 대출과 보증이 포함돼 있었으나, 이후 전액 직접투자 방식으로 바뀌었다"며 "우리 정부는 그 조건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다음 달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며 "그때까지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 발언 직후 대통령실은 "우리 측이 지난달 금융 패키지 수정안을 제시했고, 이에 대해 미국 측에서 일정 부분 반응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조 장관은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317명 대규모 구금 사태와 관련해 주한 미국대사대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왜 미국대사를 초치하지 않았느냐"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초치해서 얘기했다"고 답했다. 현재 주한미국대사관은 대사 공석으로 조셉 윤 대사대리가 임시로 업무를 수행 중이다.


다만 조 장관은 이후 질의에서 "별도로 이 사안만을 이유로 불러 논의한 것은 아니지만 초치에 준하는 수준이었다"고 표현을 다소 완화했다.


'초치'는 외교적으로 항의나 경고의 뜻을 내포하는 공식적 행위로, 상대국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항의 의사를 전달할 때 사용된다. 한국 정부가 주한미국대사를 초치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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