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과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3500억 달러를 전액 직접투자로 진행할 경우 외환시장에 부담을 주고 경제 전반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 같은 문제점을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고, 그 결과 새로운 대안을 제시받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미국이 제안한 3500억 달러에는 직접투자뿐 아니라 대출과 보증이 포함돼 있었으나, 이후 전액 직접투자 방식으로 바뀌었다"며 "우리 정부는 그 조건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다음 달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며 "그때까지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 발언 직후 대통령실은 "우리 측이 지난달 금융 패키지 수정안을 제시했고, 이에 대해 미국 측에서 일정 부분 반응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조 장관은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317명 대규모 구금 사태와 관련해 주한 미국대사대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왜 미국대사를 초치하지 않았느냐"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초치해서 얘기했다"고 답했다. 현재 주한미국대사관은 대사 공석으로 조셉 윤 대사대리가 임시로 업무를 수행 중이다.
다만 조 장관은 이후 질의에서 "별도로 이 사안만을 이유로 불러 논의한 것은 아니지만 초치에 준하는 수준이었다"고 표현을 다소 완화했다.
'초치'는 외교적으로 항의나 경고의 뜻을 내포하는 공식적 행위로, 상대국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항의 의사를 전달할 때 사용된다. 한국 정부가 주한미국대사를 초치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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