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국감]고정욱 롯데지주 사장 "기존 자사주, 시간 갖고 소각해야"

기재위 국감서 처리 방향에 의견 피력

고정욱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사장이 국회에서 추진 중인 3차 상법 개정과 관련해 시간을 갖고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정욱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사장(왼쪽)이 증인으로 출석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출처 : 세정일보(https://www.sejungilbo.com)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정욱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사장(왼쪽)이 증인으로 출석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출처 : 세정일보(https://www.sejun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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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사장은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가 추진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신규 취득 자사주에 대해서는 빠른 시간 내에 소각하는 게 맞다"라면서도 "기존 자사주에 대해서는 취득 이유와 방법 등을 검토한 뒤 시간을 갖고 소각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앞서 롯데지주는 지난 6월 자사주(보통주) 524만5461주를 롯데물산에 매각하면서 보유 중인 자사주 비중이 발행주식총수의 32.5%에서 27.5%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롯데지주의 자사주 비중은 여전히 비금융기업 중에서 가장 높은 편이라고 오기형 의원은 지적했다.


고 사장은 롯데지주의 자사주 취득 경위를 묻는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2016년 대기업 순환출자 고리가 많아 문제가 되면서, 그걸 없애기 위해 10개사를 합병하며 취득한 자사주가 많아졌다"고 해명했다. 앞서 롯데지주 측은 롯데물산에 자사주 일부를 매각하면서도 "2017년 일반지주회사로 출범하는 과정에서 당시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등 계열사들과 분할·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자사주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오 의원은 "롯데지주가 당시 공시에서 '계열사에 자사주를 매각하니 주식가치 희석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매각 후 소액주주 지분율은 2.2% 하락하고 신동빈 회장 등 특수관계인은 2.66%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동빈 회장 등 특수관계인 의결권이 2.2% 줄어든다면 롯데가 이런 의사결정을 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고 사장은 이에 대해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오 의원은 또 "롯데지주가 15% 내외 자사주를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추가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조항이 작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 사장은 "충분히 공감한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는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롯데지주의 PBR(주가순자산배율)이 0.46 정도로 낮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고 사장은 "롯데지주는 특성상 계열사 주식을 90% 이상 보유하고 있는데, 코로나 이후 계열사 실적이 좋지 않아 시총이 빠지면서 PBR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고 답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장 기업 PBR이 1.0 이하인 것은 재무적으로 정상이 아닌 것으로 보이고, 주가를 상향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며 "롯데지주가 갖고 있는 27.5%의 자사주를 어떻게 처분하는지, 특정 주주의 이익에 동원되지 않도록 처리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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