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 산호초가 생존할 수 있는 임계점을 이미 넘어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AFP·dpa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전 세계 23개국의 과학자 160여명은 보고서에서 평균 기온 상승으로 인해 지구가 임계점에 도달했으며, 이를 넘어서면 생태계 붕괴가 빨라진다고 경고했다.
이들이 규정한 기후 변화로 인한 첫 번째 임계점은 전 세계적인 산호초의 고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2℃ 상승했을 때부터 산호초의 대규모 고사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온난화 수준은 약 1.3~1.4℃ 수준으로 평가돼 이미 산호초가 버틸 수 있는 온도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전 세계 산호초가 유례없는 고사 현상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년간 전 세계 산호초의 약 80% 이상이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한 백화 현상(bleaching)을 보였다. 백화 현상은 산호가 하얀 골격을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더라도 산호는 일정 기간 생존하지만, 지속되면 성장이 더뎌지고 질병에 취약해져 결국 폐사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 상승하면 산호초가 멸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영국 엑서터 대학의 팀 렌턴 교수는 지구 평균 온도가 1.5℃를 넘으면 "추가적인 파괴적 임계점의 위험이 빨라진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더 이상 임계점이 미래의 위험이라고 말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온실가스 배출을 급격히 낮추지 못하면 향후 10년 안에 1.5℃ 상승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교수이자 산호 전문가인 피터 머비 교수는 보고서의 비관적 해석에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후 변화의 공격에 대처하기 위한 산호초의 관리 개선은 필요하지만, 이 보고서를 '산호초 서식지가 전면 붕괴할 것'이라는 주장으로 해석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보고서는 아마존 열대우림 또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이 제시한 지구 평균 온도 2℃ 목표에 도달하기 전 이미 임계점을 넘어설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