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고공행진'에 2025년쌀 격리물량 대폭 줄인다

양곡수급위원회, 2025년산 쌀 수확기 수급 안정 대책
격리물량 '20만t→10만t'
격리물량엔 앞선 대여물량 5.5만t도 포함

정부가 2025년산 쌀 10만t을 매입해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정부는 2024년 수확기 쌀값이 과도하게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만t을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었는데 올해는 고공행진 중인 쌀값 안정을 위해 격리물량을 대폭 줄인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수확기 쌀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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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데이터처에서 지난 2일 발표한 2025년산 쌀 예상생산량은 약 357만4000t이다.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2만㏊ 감소(2024년 69만8000→2025년 67만8000㏊)했지만 10a당 생산량이 527㎏으로 전(514㎏)·평년(518㎏) 대비 증가함에 따라 생산량은 지난해에 비해 약 1만1000t 감소했다. 밥쌀 소비 감소 추세와 가공용 소비 증가 등을 감안한 쌀 예상 수요량은 340만9000t으로 2025년 쌀 예상 과잉 물량은 약 16만5000t 수준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위원회는 2024년산 수급상황을 감안할 때 올해 민간재고 부족으로 이월되는 구곡 물량이 평년보다 적고, 최근 일조량이 전·평년에 비해 부족하며 벼에 검은 반점이 생기는 깨씨무늬병 등으로 인해 쌀 최종 생산량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초과량 중 10만t 격리 계획을 수립하고, 향후 쌀 최종생산량과 소비량 등을 감안해 보다 정교하게 수급을 재전망하고 상황에 맞는 수급대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우선 격리하는 10만t에는 올해 8월 말부터 추진한 정부양곡 5만5000t 대여 반납 물량과 가공용으로 용도를 제한함에 따라 밥쌀 시장에서 격리하는 규모는 4만5000t이다.

사전 격리물량을 축소한 것은 최근 쌀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20㎏ 소매가격은 6만735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1% 오른 상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값이 전·평년 대비 높은 수준이나, 2025년산 햅쌀 생산량이 수요량보다 초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햅쌀이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10월 중순 이후에는 산지쌀값이 안정화되고 소비자 쌀값도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울러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소비자 쌀 할인행사를 10월 말까지 연장하고 할인 폭도 20㎏당 5000원에서 7000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최근 깨씨무늬병 피해로 인한 농업인의 어려움을 감안해 발병원인 분석에 필요한 정밀조사를 실시한 후 조사결과를 종합 검토해 이달 중 농업재해 인정 및 복구비 지원 여부를 신속히 결정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2024년 벼멸구 피해의 경우 수확이 완료된 농가도 수량감소 등 증빙을 거쳐 복구비를 지원한 바 있다. 아울러 깨씨무늬병 등 피해 벼에 대해 농가희망물량 전량을 매입해 농가 소득 안정을 도모하고 시중의 쌀 품위 저하를 방지하기로 했다.


강형석 농식품부 차관은 "올해도 쌀 초과생산이 전망되지만, 최종생산량이 일부 변동될 수 있다는 의견 등을 감안해 초과량 중 10만t을 우선적으로 격리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단경기(7~9월) 산지쌀값이 뒷받침됨에 따라 수확기 쌀 수급이 평년과 비교해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수확기 이후에도 쌀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시장 전반에 대한 동향 파악을 면밀히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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