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때 대구시장 출마가 예상되는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이 13일 "대구 신청사 설계안이 엉망이라"며 "신청사 추진 업무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구청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시 신청사는 단순한 관공서가 아니라, 대구의 자존심이자 대구시민의 정신을 담는 역사적 건축물이 돼야한다. 행정의 편의가 아니라, 시민의 꿈이 기준이 돼야한다"며 "대구시 신청사 건립이 지금처럼 진행된다면, 전국 3대 도시로의 위상 회복이라는 절호의 기회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이 구청장은 이어 "240만 대구 시민의 선택, 그 숭고한 뜻이 왜곡되고 있다. 6년 전, 대구시민들은 여러 공론화 과정을 거처 두류공원에 품겨지는 (옛)정수장부지를 선택했다. 그 선택은 단순한 행정건축물을 짓자는 것이 아니라 대개조될 50만평 두류공원과 함께 추락해 가는 대구 정신을 새롭게 세우며 대구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자는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개된 대구시청 설계안은 시민 열망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시민에게 자부심을 심어줄 역사적 랜드마크'가 아니라, '넓은 공간의 무난한 행정 청사로 전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지금의 설계안은 대구의 얼굴이 될 수 없다. 지난 9월 17일 공개된 조감도는 실망 그 자체이다. 높이도, 디자인도, 상징성도 의미를 담지 못하고, 그 어디에도 대구의 정신, 대구의 자존심은 보이지 않는다"며 "이대로라면 28년 전 지어진 부산시청과 다를 바 없는 전형적인 관공서 건물이 대구에 또 하나 생기는 것에 불과하다"고 잘라말했다.
이 구청장에 따르면 대구시청 신청사가 초기에는 신축 건축물로서 다소 시선을 끌지 모르지만 10년, 20년, 30년이 흐르면 주변에 높아질 고층 빌딩 속에 묻히며, 그저 고만고만한 건축물로만 남겨진다는 것이다. 139m 높이 금봉산에다 이미 주변엔 28층 아파트가 들어섰고, 인접 6개 중·고 학교부지도 장차 고층 빌딩화 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태훈 구청장은 "이것은 대구시민에 대한 모욕이다. 대구의 미래를 이렇게 허술하고 평범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대구시 신청사는 대구의 정신을 세우는 '상징 건축물'이 돼야 하고 단순 행정 건물이 아니라, 대구 정신을 담는 기념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은 "지금의 높이 24층은 대구시민의 정체성을 담기에는 숫자 의미가 너무 미약하다. 최소 28층, 가능하다면 33층, 56층 등 대구 정신의 상징 숫자 의미를 담아야 하고 디자인도 바꿔야 한다"며 "건물 하나가 도시를 대표하는 시대이다. 대표건물 없는 대구는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이 우후죽순 시가지를 점령해 가고 있다. 이런 때 2·28의 자유 정신, 국채보상운동의 애국정신, 근대화의 개척 정신 등 대구의 자랑스런 정체성을 담아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구청장은 이어 "대구 정신이 살아있는 랜드마크 건축물이 될 때 그것이 스토리가 되고 시민들 가슴에 자부심을 안겨주게 된다. 이는 결국 외지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지고 또한 국내외 관광객이 모여드는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된다"며 "향후 국가 도시공원을 넘는 대개조로 뉴욕 센트럴 파크의 꿈을 가진 두류공원과 조화를 이루며 대구의 신성장동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대구시는 지금이라도 멈춰야 한다. 지금은 공모안을 두고 설계 절차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잘못된 방향이라면 멈추고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 행정절차 이행을 시민이 바라는 시청사의 정체성 부여보다 앞서게 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이태훈 구청장은 "대구시 신청사는 대구 행정업무 수행 공간을 넘어 대구의 영혼을 상징하는 건물이 돼야한다. 대구는 2·28 자유도시, 국채 보상의 애국 도시, 근대화의 선봉 도시이다. 그런 도시 대구가 신청사를 건립하면서 무미건조하게 세워져서는 안된다"며 "신청사 설계 조감도를 다시 그리거나 또는 대규모 변형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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