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 재산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삼성전자 주가 급등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연합뉴스는 10일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의 발표를 인용, 이날 기준 이 회장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 평가액이 총 20조717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초 11조9099억원에서 10개월 만에 약 9조원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이 회장의 주식 자산이 20조원을 돌파한 것은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은 이후 처음이다. 상속이 확정된 2021년 4월 말 당시 그의 보유 지분 가치는 15조6167억원 수준이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종목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E&A ▲삼성화재 ▲삼성전자 우선주 등 7개다. 이 중 삼성전자가 전체 자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지난 6월 5조6305억원에서 이달 9조1959억원으로 63% 급등했다. 같은 기간 주가는 5만7800원에서 9만4400원으로 뛰었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도 각각 5조3462억원에서 6조8607억원, 2조2716억원에서 3조3407억원으로 상승하며 재산 증가세를 뒷받침했다. 삼성SDS 역시 1조원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이번 평가액이 이 선대 회장이 생전 기록한 개인 최고 주식가치 22조1542억원(2020년 12월 기준)에 근접했다고 평가한다. 삼성전자 주가가 11만~12만원 선에 도달할 경우 이 회장이 선대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상승을 'AI 낙관론'에서 비롯된 효과로 보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방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긍정적 전망 등이 국내 증시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이재용 회장의 자산 증가는 단순한 주가 반등을 넘어 AI와 반도체 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