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육사) 생도 3분의 1이 장교 임관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최대 규모다.
지난 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육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임관한 육사 81기 인원은 223명으로 모집 정원(330명)의 67.6%에 불과했다. 합격 후 등록을 포기한 인원은 26명, 입학 후 퇴교한 인원은 81명이었다.
퇴교 사유로는 진로 변경(65명·80.2%)이 가장 많았으며 부적응(11명·13.6%)이 뒤를 이었다. 단순 중도 포기자만 81명에 이른 것은 최근 5년 사이 처음이다. 그 외에 규정 위반(3명), 건강 문제(1명) 순이었다.
육사 임관율은 해마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1년 77기 때는 21명이 임관을 포기했지만 2023년 79기 31명, 지난해 80기 40명, 올해는 81명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지난해 임관율(83.9%)에 비해 16%p 이상 떨어졌다.
육군 3사관학교 역시 지난해 정원 550명 중 약 470명(85.5%)이 임관했지만, 올해는 360명(65.5%)까지 줄었다. 공군·해군사관학교 임관율도 각각 79.1%, 73.5%로 70%대에 머물렀다. 공군 ROTC 임관율은 2021년 71.1%에서 2025년 56.2%로 급락했다.
가장 큰 원인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낮은 처우가 꼽힌다. 특히 육군은 해군·공군에 비해 격오지나 산악 지역 근무가 많고, 병사 월급 인상으로 인한 '보상 체감도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 병장의 기본급은 150만원이며 '내일준비적금' 55만원을 납입하면 정부가 같은 금액을 매칭 지원해 실수령액이 205만원 수준이 된다. 이는 초임 소위(201만7000원)나 하사(200만원)와 큰 차이가 없다.
강 의원은 "최근 몇 년간 260~280명 선을 유지하던 육사 임관 인원이 올해 220명대로 급감했다"며 "전투력의 근간인 초급 간부의 사기 회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방부는 저출산 등으로 인구절벽이 본격화되는 2040년쯤에는 국군 병력이 약 27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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