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하마스가 1단계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이스라엘에서는 이번 합의의 주역으로 꼽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메시아(구세주)처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에서는 앞으로 영웅처럼 환영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쟁이 이어진 지난 2년 동안 인질 귀환을 기다려온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희망을 가져다준 구세주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이스라엘 만화가 다나 바르레브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그림에서도 엿볼 수 있다. 바르레브는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모양의 금발 머리를 한 모습을 스케치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본떠 '이스라엘이 다시 숨 쉬게'(Make Israel breathe again) 라는 메시지가 새겨진 모자 그림을 올리기도 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감사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인질 가족을 지지하는 집회 현장에는 성조기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에 감사를 표하는 현수막이 늘고 있다. 인질·실종자 가족 단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이스라엘을 방문할 경우, 인질 광장에 방문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통령님의 눈을 마주 보며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대통령님은 우리 가족과 우리의 희망도 되찾아줬다"고 했다.
이스라엘 중도 야당 대표 야이르 라피드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인질 광장에서 우리 인질들의 귀환을 발표하는 연설보다 더 적절하고 더 상징적이며 더 감동적인 것은 없다"며 "이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 평화구상' 1단계에 합의한 것과 관련해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20명 전원이 오는 13일이나 14일에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그들을 데려오는 것은 매우 복잡한 과정"이라며 "인질들을 데려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 여러분이 가고 싶지 않을 장소들도 있지만,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인질들을 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날은 기쁨의 날이 될 것"이라며 "내가 직접 방문하려고 한다"고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