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략 광물인 희토류 수출 통제를 한층 강화한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이번 조치에 대해 수출 금지가 아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관행이자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을 지키기 위한 규제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희토류 공급이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글로벌타임스는 10일 사설에서 전날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공고에 대해 "특정 희토류 관련 품목과 기술 수출을 통제하는 규제 틀과 메커니즘을 더 정교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이 결정은 결코 즉흥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희토류 산업의 표준화된 관리를 촉진하려는 중국의 체계적 노력의 일환"이라며 "희토류 관련 기술은 이미 2001년부터 중국의 수출금지 및 제한 기술 목록에 포함돼있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에도 중국 기관과 개인의 희토류 품목 수출에 대한 통제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발표는 기존 (희토류) 관리 시스템을 더 개선하고 강화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희토류 산업을 관리하기 위해 법에 따라 취하는 통상적인 조치"라고 덧붙였다. 또 "일부 외신은 일반적인 희토류 무역이 차질을 빚거나 심지어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으나 이는 전적으로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희토류 관련 품목이 군사·민간 이중 용도로 쓰이는 특성이 있어 이에 대한 수출통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관행이며, 환경피해를 막고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수출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요 희토류 공급국으로서 중국은 자원 우위를 패권 도구로 삼은 적이 없다. 희토류 통제 조치의 목표는 언제나 '수출 규제'였지 '수출 금지'가 아니었다"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시행 이후에도 일부 서방 언론의 주장과 달리 글로벌 희토류 산업 체인은 단절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문은 중국의 희토류 규제 정책은 "글로벌 산업·공급망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중국이 '세계 희토류를 옥죄고 있다'는 서방의 주장은 중국의 오랜 규제 틀과 평화적 속성을 간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중국 상무부는 '역외(해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을 통해 사마륨·디스프로슘·가돌리늄·터븀·루테튬·스칸듐·이트륨 금속과 사마륨-코발트 합금, 터븀-철 합금, 디스프로슘-철 합금, 터븀-디스프로슘-철 합금, 산화 디스프로슘, 산화 터븀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하고 내달 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들 물자를 수출할 때는 중국 상무부가 발급한 이중용도 물자 수출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이 물자들을 함유·조합·혼합해 해외에서 제조된 희토류 영구자석 재료와 희토류 타깃 소재도 수출 통제 대상에 올랐다.
이번 수출 통제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날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 양국 정상이 관세 등 무역 현안에 대해 논의할 전망인 가운데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로 협상력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취재진에게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도입하고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했는데 중국과 어떻게 이야기하겠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우리는 수입도 하고 수출도 하는데,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수입을 하고 있다. 어쩌면 그것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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