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의 뷰티 자체 브랜드(PB) 쉬글램(SHEGLAM)이 영화 '해리포터'와 '트와일라잇', '매트릭스' 등과 협업해 선보인 컬렉션이 일명 '코덕(화장품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서 무서운 속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쉬글램은 지난달 초 공식 계정을 통해 영화 '트와일라잇'과의 사가 컬렉션 출시를 알렸다. 이 컬렉션은 "뱀파이어처럼 빛나는 아름다움"이라는 문구로 디자인과 색상을 영화 속 등장하는 뱀파이어의 분위기에서 착안했다. 아이섀도 팔레트, 립틴트, 립오일, 고체향수 등으로 구성됐다. 컬렉션의 출시가 알려지자 국내외 팬들의 "트와일라잇 감성과 찰떡이다",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감동일 정도"라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쉬인은 지난해 12월 특허청에 '쉬글램' 상표출원을 하고 국내 사용자 대상 사이트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2019년 론칭한 쉬글램은 1만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과 유명 지식재산권(IP)과의 협업 컬렉션으로 주목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2023년 영화 '해리포터'와의 컬래버 출시에 이어 '헬로키티', '산리오'뿐만 아니라 최근 영화 '매트릭스'와의 협업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해당 제품들은 10·20세대가 사용하는 틱톡,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같은 쉬인의 초저가 화장품 전략은 적중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쉬인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올해 들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MAU는 94만5000명 수준으로 전월 대비 71% 뛰었고, 이후에도 매월 10% 이상 상승 추세에 있다. 2년 전(2023년 8월)만 해도 47만명 수준이던 이용자 수는 지난 8월 206만명까지 올랐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최근 수년간 가성비 제품을 중심으로 폭풍 성장 중이다. 이 때문에 유통 업계에서도 초저가 화장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BGF리테일 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해 9월 화장품 브랜드 엔젤루카와 손잡고 저렴한 화장품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에는 색조 전용 화장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마트는 지난 4월 LG생활건강과 손잡고 비욘드 세컨드 브랜드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라인을 선보였다. 가격은 4950원 단일가다. 무신사는 최근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를 통해 3900~5900원대의 가성비 화장품 라인을 출시했다.
아모레퍼시픽(미모 바이 마몽드), LG생활건강(케어존 플러스), 애경산업(투에딧), 에이블씨앤씨(어퓨 더퓨어) 등 주요 화장품사들은 다이소 전용 브랜드를 출시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미모 바이 마몽드는 지난해 9월 다이소에 입점한 뒤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0만개, 7개월 만에 200만개를 돌파했다. 애경산업의 투에딧은 지난해 11월 입점한 이후 출시 7개월 만에 130만개 판매고를 올렸다. 투에딧은 지난 7월부터 미국 현지 오프라인 채널에 입점하며 다이소 전용 브랜드 중 처음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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