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기숙학교 사망자 54명…경찰 '무허가 증축' 추정

실종자 10여명 수색 중
"올해 인니 최대 인명피해 낸 참사"

지난 4일(현지시간) '알 코지니' 이슬람 기숙학교가 붕괴된 뒤 구조대원들이 희생자를 찾기 위해 잔해를 치우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알 코지니' 이슬람 기숙학교가 붕괴된 뒤 구조대원들이 희생자를 찾기 위해 잔해를 치우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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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 시도아르조 지역의 '알 코지니' 이슬람 기숙학교 붕괴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54명으로 늘었다. 현지 경찰은 사고 원인으로 무허가 증축을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가수색구조청은 건물 잔해에서 시신 54구를 수습했으며 12명 이상이 여전히 실종된 상태라고 밝혔다. 구조 당국은 이날 중 수색을 마무리해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할 계획이다.

이 학교의 기도실 건물은 지난달 29일 오후 갑자기 붕괴했으며, 초기 구조 과정에서 5명이 극적으로 생존했다. 그러나 '골든타임' 72시간이 지난 3일경부터 생존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자 실종자 가족들이 중장비를 투입한 잔해 제거 작업에 동의했다.


국가재난관리청은 열화상 장비를 통해 생존자 흔적이 더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디 이라완 재난관리청 부청장은 '이번 사고는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참사'라며 사망·실종자의 대부분이 10대 남학생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학교 측이 기존 2층 건물 위에 무허가로 2개 층을 추가 증축하면서 하중을 견디지 못해 붕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예산이 생길 때마다 건물을 덧붙이는 관행이 흔하며 이로 인한 붕괴 사고가 반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종교부에 따르면, 전국에는 약 4만2000여동의 이슬람 기숙학교 '페산트렌'이 있으나, 건축 허가를 받은 곳은 50곳 남짓에 불과하다. 알 코지니 학교가 허가를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학교는 현지에서 존경받는 이슬람 성직자 압두스 살람 무지브가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에서 성직자가 관련된 형사 수사는 민감한 사안으로 여겨진다.


나낭 아비안토 동부자바 경찰청장은 "학교 측의 부주의가 사망 사고로 이어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건설 전문가팀의 자문이 필요하다"면서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AP통신에 밝혔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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