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서울 남산 YTN서울타워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동시에 작품 속 캐릭터와 소품에서 영감을 받은 굿즈가 중고 거래 시장을 달구며, 한류 콘텐츠가 문화·관광·소비를 잇는 '3단 파급 효과'를 보인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 서울타워 전망대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 수는 총 7만9200명으로, 전년 동기(5만2600명) 대비 50.6% 증가했다. 이는 2024년 이후 월별 기준으로도 가장 높은 수치다.
관광객 급증의 배경에는 '케데헌'의 남산타워 등장 장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인공 아이돌 그룹 '헌트릭스'가 악령과 싸우는 최종 결전의 무대이자, 라이벌 그룹 '사자보이즈'의 마지막 공연 장소로 남산타워가 그려진다. 이 장면이 공개된 이후, 해외 팬 커뮤니티에는 "직접 남산에 가고 싶다"는 후기가 줄을 이었다.
작품의 흥행 이후 YTN서울타워 측은 외국인 맞춤형 전시·기념품 라인업 개편에 나섰고, 촬영 배경과 연계한 관광 코스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케데헌'의 영향력은 온라인 중고 거래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애니메이션이 공개된 6월 20일부터 지난 9월 말까지 '까치호랑이' 키워드 검색 및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거래 건수는 직전 3개월 대비 357%, 거래액은 164% 늘었다.
'까치호랑이'는 극중 마스코트 캐릭터 '더피'의 외형이 한국 전통 민화 속 호랑이를 모티브로 해 만들어졌다는 해석과 함께 주목받았다. 이 여파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판매한 까치호랑이 굿즈는 품절 사태를 빚었고, 관련 상품을 찾기 위한 중고거래도 활발해졌다. 같은 기간 '국립중앙박물관' 키워드 거래는 건수 기준 1000%, 거래액은 573% 증가했다.
또한 한국 불교 조각의 대표작인 '반가사유상' 관련 상품 거래도 케데헌 열풍을 타고 동반 상승했다. 해당 기간 거래 건수는 88%, 거래액은 6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케데헌'은 넷플릭스에서 최초로 누적 시청 3억 회를 넘긴 애니메이션이자, 지난달 글로벌 콘텐츠 순위 1위에 올랐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골든'은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서 7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K팝의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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