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의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추석 연휴 기간 발생한 노동자 추락 사망사고를 두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북본부가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5일 성명을 내고 "지난 3일 오후 현대차 전주공장 도장공장에서 상부 덕트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하청 노동자가 5.6m 높이의 개구부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며 "철거업체가 임의로 개구부를 새로 만들면서 안전장치를 전혀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산업 현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며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대통령이 '충분히 예측되는 추락사고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에 가깝다'고 말했지만, 산업현장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하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단호한 조치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고 책임을 하청업체에만 떠넘기는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단체는 "하청업체 사고라며 책임을 회피하거나 유족에게 졸속 합의를 종용해서는 안 된다"며 "원청으로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3일 오후 9시 28분쯤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도장공장에서 발생했다. 철거 작업에 투입된 재하청 노동자 A(55)씨가 2층 바닥에 깔린 합판을 제거하던 중 아래로 추락했다. A씨는 5.6m 아래로 떨어져 크게 다쳤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사고 이후 공장 내 해당 작업은 전면 중단됐으며, 경찰과 소방 당국은 현장 작업자 및 안전관리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고용노동부 또한 현장에 투입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불의의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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