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의 업무협약(MOU) 체결 사진을 올렸다가 돌연 삭제했다.
지난 1일 국립중앙박물관은 SNS에 '국립박물관문화재단, 하이브와 함께 한국문화유산과 K-컬쳐 확산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글과 함께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방 의장이 나란히 서서 웃는 사진을 올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날 양해각서 체결과 관련해 "이번 협약은 관람객 500만명 돌파를 앞둔 국립중앙박물관이 하이브와 협력을 통해 우리 문화의 글로벌 확산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세 기관은 ▲국립박물관문화상품 브랜드 '뮷즈(MU:DS)'와 하이브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결합한 상품 개발 ▲하이브 글로벌 유통망을 통한 해외 진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과 콘텐츠 홍보 협력 등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출국금지 조처가 내려지고 검경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 신분인 방 의장이 국가기관의 SNS 채널에 등장하는 게 적절했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방 의장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 고발이 결정된 뒤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었다.
특히 K팝 칼럼니스트 최이삭은 자신의 SNS에 "누구는 초코파이 때문에 유죄 판결을 받는데, 누구는 천문학적인 금액 사기 혐의로 출국금지까지 당하고도 국가의 가장 '높은 문화의 힘'을 보여주는 영예로운 곳에서 귀빈 대접받으며 차관급 기관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사진을 찍는다. 과연 돈과 권력이 정의인 나라답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논란이 커진 탓인지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별도의 설명이나 입장문 없이 하루 만인 2일에 이 사진을 삭제했다.
한편 방 의장은 2019년 하이브 투자자들에게 주식 상장 계획이 없다고 밝힌 뒤 특정 사모펀드 측에 지분을 팔게 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를 받는다. 이후 상장 절차가 진행되자 사모펀드 측은 보유 주식을 매각했다. 방 의장은 사전 계약에 따라 매각 차익의 일부인 약 190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와 하이브 사옥 등을 압수 수색했다. 아울러 지난달 방 의장을 2차례 소환 조사했다.
방 의장 측은 상장 당시 법률과 규정을 준수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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