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남경필 전 지사가 마약 범죄로 수감됐던 장남의 출소 현장을 공개했다. 남 전 지사는 아들이 복역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오는 모습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리며, 회복과 재출발을 격려했다.
남 전 지사는 지난 1일 충남 공주시에 위치한 국립법무병원 앞에서 장남과 재회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담아 사진의 유튜브 채널 '남경필 이노마'에 게재했다. 이 병원은 법원의 치료감호 명령을 받은 이들이 정신의학적 치료를 받는 전문시설이다.
영상 속에서 남 전 지사는 아내와 차남 등 가족들과 함께 병원 앞에서 장남을 기다렸다. 문이 열리고 아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그는 "와봐, 안아보자"고 말하며 아들을 꼭 끌어안았다.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가족들은 함께 손을 맞잡고 "다시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기도를 올렸다.
장남 역시 병원 관계자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남 전 지사는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는데, 이렇게 껴안고 나니 실감이 난다"며 "이제 진짜 시작"이라고 말했다.
남경필 사단법인 은구 대표(전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일상으로 잠입한 마약, 중독의 끝' 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남 전 지사의 장남은 앞서 2019년 마약 밀반입 및 투약 혐의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후 2022년 대마를 흡입하고, 같은 해 8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총 16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재범 당시 남 전 지사가 직접 아들을 경찰에 신고한 사실이 알려져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징역 2년6개월과 함께 약물치료 강의 이수 및 치료감호 명령을 내렸다.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에서도 원심 판결이 유지됐다. 남 전 지사는 항소심 결심 공판 당시 "아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신속한 판결을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장남은 법정에서 "(치료 후) 사회로 복귀하게 되면 앞으로는 회복자의 입장에서 중독자들을 돕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남 전 지사는 2018년 정계를 떠난 이후 마약 예방과 재활 활동에 힘쓰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마약중독 회복지원단체 '은구(NGU)'를 설립했다. '은혜를 구한다'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Never Give Up)'는 뜻을 함께 담은 이름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도 이 단체에서 활동 중이다.
최근 남 전 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정계 복귀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치보다 지금의 활동이 훨씬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엔 수많은 사람의 삶을 바꾸고 싶었지만, 지금은 한 사람의 삶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게 더 값진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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