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인데"…美, 트럼프 얼굴 담긴 건국 250주년 동전 발행 추진

연방재무관, 1달러 주화 디자인 시안 공개
실제 발행 가능성 불투명

미국 재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1달러짜리 기념주화 발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에 있는 생존 인물의 초상을 화폐에 새기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는 지난 3일(현지시간) 브랜든 비치 미 연방재무관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1달러 주화 디자인 시안을 공개했다고 4일 보도했다. 그는 "여기에 가짜 뉴스는 없다. 미국 독립 250주년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기리는 이 초안은 진짜"라며 주화 발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치 재무관이 공개한 초안을 보면 동전 앞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옆모습과 함께 '자유(LIBERTY)' '우리는 신을 믿는다(IN GOD WE TRUST)'라는 문구가 새겨진다. 또 미국의 독립 연도와 발행 예정 연도인 '1776·2026'이 함께 적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미 독립 250주년 기념주화 디자인 초안.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미 독립 250주년 기념주화 디자인 초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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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에는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주먹을 치켜들며 "싸워라(Fight)"를 외치던 장면이 담겼다. 트럼프의 머리 뒤에는 성조기가 펄럭이고, 상단에는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Fight, Fight, Fight)"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재무부 대변인은 CNN을 통해 "최종 디자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초안은 어려움 속에서도 미국의 민주주의와 건국 정신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주화가 실제 발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CNN은 "현직 대통령이나 생존한 전직 대통령의 초상을 동전에 사용하는 것은 미국 법에 위배된다"며 "사망 후 2년이 지나야 화폐에 등장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20년 미 의회가 통과시킨 관련 법에도 '살아 있거나 사망한 사람의 초상이나 흉상은 포함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은 군주제 국가라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1866년부터 생존 인물의 화폐 등장 금지를 전통으로 유지해 왔다"고 전했다.


미 조폐국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이 동전에 등장한 사례는 1926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이 유일하다. 그는 조지 워싱턴과 함께 동전에 새겨진 바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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