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협상의 주요 의제로 대두를 지목하면서 중국의 전략이 먹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4일 싱가포르의 중국어 매체 연합조보는 올해 미·중 무역 긴장 속에 '팔지 않는 전략'으로 희토류 카드를 선택했던 중국이 이번에는 '사지 않는 전략'으로 대두 카드를 내민 작전이 통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4월 희토류 17종 가운데 7종의 대미 수출을 통제했다. 그 결과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용 H20 칩 수출 허가를 받아냈다.
이번에는 중국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인 대두가 협상 카드로 떠올랐다. 중국은 대두 자급을 이룬 것은 아니나 대안 수입원을 확보해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대신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로부터 대두 수입을 크게 늘려 미국 대두 농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는 또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해온 중국의 전략이 유효했음을 다시 보여준다.
연합조보는 "재집권한 트럼프 정부야말로 총체적 고려가 부족한 상황에서 관세전쟁에 불을 붙이고 극한의 압박을 통해 중국 방어선을 뚫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중국의 버티는 능력을 과소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전쟁이 결국 자국 농민들의 발등을 찍었고 내년 의회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대두 분쟁이 미국 내 정치 문제가 될 것임을 중국이 정확히 간파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무역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아닌 미국이 '대만 독립에 반대'라는 입장을 표명해주길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21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시진핑 정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미국 정부 발표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기존 수준을 넘어선 조건이다.
한편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양국 정상이 만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4주 후 시진핑 주석과 만날 것이며, 대두는 대화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대두와 다른 작물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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