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선물과 음식 준비 풍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과일·정육 세트보다 모바일 상품권과 커피 쿠폰이 더 많이 팔리고, 손수 음식 장만 대신 밀키트와 간편식 구매가 일상이 되는 모습이다.
3일 KT알파에 따르면 기업 전용 모바일 상품권 발송 서비스인 '기프티쇼 비즈'를 통해 추석 직전 5영업일간 발송된 모바일 상품권은 전년 대비 28.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설 명절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95% 급증했다.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스타벅스 커피 쿠폰으로 전체의 27.7%를 차지했다. 이어 네이버페이 포인트 쿠폰(16.7%), 신세계·이마트 상품권(12.5%), 메가MGC 커피쿠폰(9.7%)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모바일 상품권 사용이 늘어난 데는 명절 선물의 성격 자체가 실용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5 추석 연휴 인식 조사' 결과, 가장 선호하는 추석 선물은 현금·상품권(49.4%)으로 나타났다. 과일 선물세트(23.2%)와 건강기능식품(20.5%)은 그 뒤를 이었고, "선물 자체를 하지 않겠다"(21.7%)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전달 방식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졌다. 여전히 직접 전달이 42.8%로 가장 많았지만, 계좌이체(22.5%)와 모바일 쿠폰 전송(10.9%)이 빠르게 늘고 있다. 모바일 상품권 선물은 1년 전 7.4%였던 비율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뿌리내린 비대면 문화와 모바일 중심 소비 습관이 명절 풍속까지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음식 준비 방식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추석 상차림을 위해 '직접 조리한다'는 비율은 전체의 34.1%로, 밀키트나 외식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비슷한 수준(33.7%)에 달했다. 20~30대의 경우 직접 조리 응답이 4명 중 1명에 불과했고, 반대로 '전혀 준비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0%를 넘겼다. 반면 50~60대는 절반 가까이가 여전히 재료를 직접 사서 조리한다고 답해 세대 간 명절 인식 차이를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이제 명절은 전통적 형식보다 효율성과 실용성이 중요한 기준이 됐다"며 "현금·상품권 위주의 선물, 간편식 중심의 음식 준비가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