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앞두고 조기 가격이 크게 오르며 차례상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명절 음식 재료인 참조기 가격은 1년 새 20% 넘게 올랐고, 이를 원재료로 한 굴비 가격도 덩달아 상승했다. 감자·달걀·고등어 등 다른 성수품 물가까지 오름세를 보이면서 서민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보면 참조기 1마리 평균 가격은 2308원이다. 9월 평균 가격은 2192원으로 전년 동월 1794원보다 22.1% 올랐다. 2023년 9월 평균가 1305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67.9%나 치솟았다. 국가데이터처 통계에서도 조기 가격은 전년 대비 15.7% 급등해 2008년 12월(17.3%) 이후 16년 9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어획량 급감이 배경으로 꼽힌다. 수산업관측센터 통계를 보면, 참조기 생산량은 2020년 4만1039t에서 지난해 1만7649t으로 5년 새 절반 이하로 줄었다. 올해 누적 생산량은 1320t에 불과해 연간 생산 규모가 지난해보다도 적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참조기는 겨울 제주 해역에서 월동한 뒤 봄철 서해로 이동해 산란하는 회유성 어종으로, 해류·수온 변화에 민감하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 온도 상승과 해양 환경 변화가 어군 분포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어획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여파로 굴비 가격도 뛰었다. 굴비는 주로 3~4월 참조기를 잡아 염장·냉동한 뒤 가을과 겨울에 판매하는데, 최근 몇 년간 어획량 감소가 누적되며 올해 추석 선물세트 가격은 전년보다 10~15%가량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굴비 제작에 쓰이는 참조기 도매가격은 50% 가까이 상승했다.
조기 외에도 추석 성수품 물가 전반이 예사롭지 않다. 감자는 전년 동월 대비 13.6% 올라 3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달걀도 9.2% 올라 3년 8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고등어(10.7%), 마늘(12.1%), 오징어(5.5%), 돼지고기(6.3%) 등도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을 훌쩍 웃돌았다.
정부는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비축 수산물 방출과 할인 행사를 확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aT는 전통시장과 온라인을 통해 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전국 254개 시장에서는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진행 중이다. 전통시장에서 국산 수산물을 구매한 소비자는 최대 30%를 1인당 2만원 한도로 돌려받을 수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정부는 추석 장바구니 물가 걱정을 줄일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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