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2025년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전격 중단했다. 채용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던 사무처 고위 직원이 최근 내부 비위 사실로 보직해임과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협회는 전형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음저협은 지난 9월 3일부터 9일까지 0명 채용을 목적으로, 신입 공개채용 서류 접수를 진행했다. 모집 분야는 일반관리와 전산관리 등으로,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수습 계약 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절차였다. 그러나 접수 마감 직후 협회는 지원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협회 내부 사정으로 인해 이번 공개채용을 부득이하게 중단하게 됐다"며 "지원자분들의 소중한 시간과 노고에 보답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제출 서류와 지원 내역은 전량 폐기해 어떤 불이익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자 안내에서는 채용 취소 배경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없었다.
다만 협회 관계자는 2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심사위원으로 예정된 직원이 비위 이슈와 관련돼 불가피하게 전형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 안에 채용을 다시 진행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9일 음저협은 "최근 사무처 고위 직원의 중대한 비위 사실을 포착해 해당 직원에 대해 보직해임과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해당 직원은 외부에 별도의 법인을 설립한 후, 이를 통해 금전적 이익을 편취했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음저협은 국내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사실상 전담하는 대표적 신탁관리단체로, 회원 수가 5만명을 넘는다. 그러나 최근 임원 회의비 과다 지출 문제와 일부 고위 직원의 외부 법인 연루 의혹이 제기되며 내부 운영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음저협 채용에 지원했던 한 취업준비생은 "1차 합격 여부를 기다리던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채용이 취소돼 당황스러웠다"며 "단순 취소 통보보다는 중단 사유와 향후 재개 일정에 대한 설명이 있었더라면 혼란이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 측은 "내부 정비를 우선할 계획"이라며 "채용 재개 일정은 내부 상황을 고려해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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