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무산 '챔피언스시티', 광주 경제 어떻길래[부동산AtoZ]

포스코이앤씨·대우건설 철수, 시공사 공백 장기화
미분양 7배 증가·주택보급률 105%…수요 없는 공급 심화
청약 경쟁률 0.53대1, 전국 최저권 부진 지속
업계 “민간 자본 위축, 타 사업에도 부정적 파장”

광주 최대 규모의 민간 복합개발사업으로 주목받았던 '챔피언스시티' 프로젝트가 시공사 이탈로 내년 상반기로 착공이 연기됐다.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이 잇따라 사업에서 발을 빼면서 광주 부동산 시장 침체가 다른 사업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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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광주 북구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던 '챔피언스시티' 복합개발 사업이 우선협상대상자인 대우건설의 내부 심의 미통과로 무산됐다. 공동 시공 예정이던 포스코이앤씨도 앞서 사업에서 철수해 현재 시공사 공백 상태다.


'챔피언스시티'는 연면적 29만8000㎡ 부지에 아파트 4315가구와 상업시설, 호텔, 공원 등을 갖춘 초대형 민간 복합단지로 계획돼 있다. 시행사에는 신영, 우미건설 등이 참여하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나섰고, 유통시설로는 '더현대 광주' 입점 가능성도 거론돼 왔다. 시공사 부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재조정 문제로 당초 올해 10월 예정됐던 착공과 분양은 내년 상반기로 연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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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5주차 기준 광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누적 1.96% 하락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대구(-3.70%)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낙폭이다. 미분양 주택도 빠르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광주 미분양 주택은 2021년 197가구에서 올해 8월 기준 1370가구로 7배 가까이 증가했다. 주택보급률은 2023년 기준 105.5%로 전국 광역시 중 가장 높다. 지역 내 실수요는 부족한데 공급은 쌓이고 있는 셈이다.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은 1만524가구로 적정 수요(약 7000가구)를 크게 웃돈다.

청약시장도 부진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9월10일까지 광주의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0.53대1에 그쳤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제주(0.48대1), 대전(0.31대1), 전남(0.21대1)만이 광주보다 낮았다. 최근 분양된 단지는 경쟁률이 더 떨어졌다. 9월 분양한 '더 퍼스트 데시앙'은 66가구 모집에 14가구 신청(0.21대1)에 그쳤고, '힐스테이트 지석'은 52가구 모집에 4가구(0.07대1)에 불과했다.


광주 현지에서는 대표 개발사업이 지연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에 추가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광주 최대 규모의 개발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인 것은 민간 자본의 위축을 상징하는 신호"라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타 민간사업들도 보수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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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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