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7명이 올해 추석 '체감 물가'가 올른 것으로 답변했다. 달걀값이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는 등 가공식품과 축산물, 수산물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밥상 물가가 가중되고 있다.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명절 음식 준비도 직접 조리보다는 간소화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6일 시장조사업체 피앰아이(PMI)가 전국 만 20~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추석 연휴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7%가 올해 추석 체감 물가가 올랐다고 답했다.
'작년보다 올랐다'는 응답이 47.8%로 가장 높았고, '매우 많이 올랐다'는 응답도 24.9%로 뒤를 이었다. 반면 '작년보다 내렸다'는 응답은 2.2%로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10.5%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연령별로 60대는 '매우 많이 올랐다'가 31%로 평균보다 높게 나타난 반면 20대는 '잘 모르겠다'가 14.5%로 다른 세대보다 높아 세대별로 체감 명절 물가에 대한 차이를 보여줬다.
실제 명절 수요 등 영향으로 달걀값이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는 등 가공식품과 축·수산물을 포함한 먹거리를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가 지속됐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7.06(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1% 올랐다.
가공식품 물가는 전달과 마찬가지로 4.2% 뛰며 전체 물가를 0.36%포인트(p) 끌어올렸다. 특히 빵(6.5%), 커피(15.6%)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가공식품 상승세로 공업제품 물가는 2.2% 상승하며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각 5.4%, 6.4% 오르며 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국산 소고기(4.8%), 돼지고기(6.3%), 고등어(10.7%) 등은 전달보다 상승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달걀은 추석을 앞두고 수요가 늘면서 전달(8.0%)보다 상승 폭(9.2%)이 커졌다. 2022년 1월(15.8%) 이후 최대 폭 상승이다.
체감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추석 명절 음식 준비도 간소화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명절 음식 준비 방식은 '직접 재료를 사서 조리한다'가 34.1%로 가장 많았고, '일부는 구매하고 일부는 조리한다'가 33.7%로 뒤를 이었다. 이어 '준비하지 않는다(21.8%)', '밀키트 활용(4.3%)', '전부 구매·배달(4.2%)' 순이었다.
세대별로는 20대의 23.5%, 30대는 24.5%만이 직접 조리한다고 답했지만 50대(41.5%)와 60대(50.5%)는 절반 가까이 직접 조리해 세대별 격차가 뚜렷했다. 또 밀키트 활용은 20대 8.0%, 50대 1.0%로, 간편식은 주로 젊은 세대에서 확산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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