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뭉치냐" 與 강성 지지층 반발…이준석·김재섭·모경종 추석 '스타대전' 결국

강성 지지층 반발에 참여 결정 결국 번복
국힘 지지층서도 김재섭 참여에 불만 드러내
개혁신당 측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

여야 청년 정치인들이 추석 연휴를 맞아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통해 모처럼 화합을 도모하려 했으나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여를 취소하면서 화합이 불발됐다. 강성 지지층의 반발에 부담을 느낀 모 의원이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2일 모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러분들께서 주신 여러 의견을 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스타크래프트 대회 참가 소식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지금이라도 바로잡고자 한다. 저는 이준석·김재섭 의원과 하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8일 국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8일 국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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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여러분의 따끔한 질책의 말씀대로 지금은 우리 모두가 '단일대오'를 이뤄 싸워야 할 때"라며 "이번 일로 실망하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 여러분의 회초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낮은 자세로 소통하며 우리 앞에 놓인 시급한 현안 해결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했다.


앞서 모 의원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 등과 함께 추석 연휴를 맞아 오는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PC방에서 모여 스타크래프트 대회 '스타 정치인'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행사를 주최한 이 대표는 "이번 대회를 정례 행사로 발전시켜 정치권 화합과 국민 교류의 장으로 이어갈 계획"이라며 "여야가 대립하지 않고 웃으며 경쟁하는 모습, 그 자체가 정치의 새로운 시작이길 바란다"며 그 의미를 전달했다. 그러나 곧장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잇따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선 "내란당 소속과 오붓하게 겸상을 하느냐", "모경종을 징계하라" 등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스타 정치인' 행사 두고 여야 내부서도 비판 이어져

이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이번 행사에 참여를 결정한 김재섭 의원을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일부 지지자들은 SNS에서 "김재섭은 왜 저런데 끼냐", "나라가 혼란한 상황인데 명절에 게임 행사 참여할 여유가 있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를 맡은 김계리 변호사 또한 김 의원을 향해 "지금 나라와 국민의힘이 어떤 상태인데 웃으면서 게임대회를 한다"며 "장외투쟁 안 한다더니 스타에서 게임하며 전쟁할 건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힘에서 내부총질 실컷하고 1년이면 다 잊히니 공천 또 받거나, 개혁신당 가서 공천받으면 되겠다"라고 비꼬았다.

개혁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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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행사 개최 자체를 비판하기도 했다. 손수조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은 이 대표를 겨냥해 '국정 마비인데 추석에 스타 하는 영포티 당대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검찰청 폐지, 국정 마비, 김현지 실장 이슈 등 나라가 위기 속에 휘청이고 있는데 정치인이 게임방 가서 뭘 보여줄 수 있냐"고 비판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게임을 통해 어떻게든 젊어 보이고 싶어 하는 모습일 뿐으로 전형적인 영포티 감성으로 접근했다"며 "꼭 늙었다기 보다는 본인의 노(老)한 감성을 숨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영포티(Young Forty)'라는 말은 40대임에도 마치 20대 감성을 유지하려는 세대를 조롱의 의미로 부르는 최근 유행하는 용어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SNS에 "여의도 스캐빈저(생물의 사체 따위를 먹이로 하는 동물) 일부가 반사적으로 반응하던데 80년대생들이 명절에 스타 한다고 젊은 척하려고 한다는 이야기 듣는 건 그 자체로 모순인 이야기"라며 "중학생 때부터 우리의 명절은 이랬다. 윗세대처럼 고스톱 칠 것도 아니고, 도대체 여의도는 얼마나 연로한 공간인지 놀랍다"고 일축했다


행사를 주최한 개혁신당은 이미 섭외가 다 이뤄진 만큼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승리한 팀의 이름으로 지역 복지시설에 기부하는 이벤트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화합이라는 취지와 함께 명절 간 취약계층 기부의 측면도 있었는데, 강성 지지층에 의해 화합이 저해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저희라도 명절의 취지를 계속 살려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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