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10일간 이어지는 장기 연휴를 앞두고 식품 업계에서 '명절 스트레스'를 겨냥하고 나섰다. 긴 연휴기간 가족 단위 모임 등 음식 장만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명절 증후군'을 겪는 사례가 빈번하면서 체력 회복과 편의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상품군을 앞세워 새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명절이 '직접 만든 음식과 차례상'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1인 가구·맞벌이 가구의 확대와 Z세대의 소비 주도권 강화가 맞물리면서 건강·간편성·프리미엄 경험까지 포함된 복합 소비로 바뀌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는 명절 대표 메뉴를 간편식으로 내놓으며 추석 밥상 풍경을 바꾸고 있다. 특히 조리 과정이 복잡한 잡채와 갈비찜이 대표적이다.
면사랑은 '전통 한식잡채'와 '중식잡채'를 출시했다. 잡채는 명절 대표 메뉴지만 조리 과정이 번거롭다. 면사랑은 면·소스·고명을 개별 포장해 팬 하나로 5분 만에 완성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전통 한식잡채'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18% 늘었고, '중식잡채'도 286% 성장했다. 소비자들이 '잡채마저 간편식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뜻이다.
오뚜기 는 '육즙가득떡갈비'와 '간장돼지갈비찜'을 내놨다. 모두 전자레인지 조리로 완성된다. 국산 돼지고기를 사용한 떡갈비는 부드러운 육즙과 달콤한 마늘간장 소스가 특징이다. 간장돼지갈비찜은 감자와 살코기를 함께 조리해 풍미를 살렸다.
프리미엄 간편식도 뜨고 있다. 부산 한우 전문점 사미헌은 마켓컬리 단독 상품인 '전통 소갈비찜'을 선보였다. 대추·인삼·밤 등 전통 재료와 숙성 양념으로 깊고 진한 맛을 냈다. 두툼한 갈비를 사용해 집에서도 고급 한식당 수준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블루리본 서베이 13년 연속 수상 이력까지 내세우며 '명절 음식의 고급화'를 앞세운 전략이다.
음료업계는 '리커버리 드링크'를 앞세워 명절 증후군 시장을 공략한다. 키워드는 건강·회복·간편성이다. 풀무원다논의 '액티비아 부스트샷3'은 체온 활동 유산균을 기존 제품 대비 3배 강화했다. 병당 30억 CFU 이상 담아 장 건강과 배변 활동에 도움을 주도록 했다. 설탕 무첨가, 100㎖ 소용량이라 과식 뒤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장시간 운전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를 겨냥해 이디야커피와 스타벅스는 상큼한 음료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디야는 딸기·망고·블루베리 주스를 리뉴얼해 원물의 풍미를 강조했다. 스타벅스는 소비자 요청에 따라 '피치 딸기 피지오'와 '체리&자두 에너지 피지오'를 재출시했다. 각각 350만 잔, 100만 잔이 팔렸던 히트 상품이다.
야외활동 후 수분 보충 제품도 눈길을 끈다. 빙그레 는 '마그네슘 워터'를 출시했다. 500㎖ 한 병에 마그네슘 100㎎을 담아 수분과 미네랄을 동시에 보충할 수 있다. 동아오츠카의 '포카리스웨트 이온워터'는 7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747% 증가했다. 링티는 이마트24 전용으로 '리커버리 기어'를 내놓고 제로 칼로리·제로 슈가로 차별화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긴 연휴는 소비자에게 즐거움과 동시에 부담을 안겨준다"며 "주방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주는 상품이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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