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사령부 창립 75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우리 군(軍)도 레바논 '동명부대', 남수단 '한빛부대' 파병 및 국제평화유지활동을 통해 6·25 당시 유엔군이 보여준 연대·희생의 정신을 되새기고 있다.
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국군 동명·한빛부대는 유엔평화유지군(PKO) 소속으로 각기 2007년, 2013년부터 중동 레바논과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분쟁지역 안정화 및 민간인 보호 임무를 수행 중이다.
동명부대의 경우 2006년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의 충돌로 정세가 악화하면서 유엔의 평화유지군 파병 요청에 따라 현지에 파병됐다. 동명부대는 레바논 남부지역으로 유입되는 불법 무기·무장세력을 24시간 정찰·감시해 지역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파병 이후 현재까지 약 14만건의 완전 작전을 펼쳤다.
동명부대는 레바논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군대와 함께 평화유지작전을 하는 만큼 연합훈련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친숙화훈련(FAMDEP)을 통해 타 파병군 간 자국의 기동예비대의 임무와 능력을 상호 소개하고 상황 조치 능력 숙달 및 연합 전투사격을 실시한다. 또 주기적인 레바논군 역량 강화훈련(COTAWL)을 통해 우리 군의 작전 능력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다비드 콜루시 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 서부여단장(이탈리아 육군 준장)은 "동명부대 장병들의 헌신·규율·봉사 정신에 진심으로 고맙다"며 "대한민국은 레바논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동명부대의 활동에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동명부대는 현지 주민을 위한 인도적 민군작전도 펼치고 있다. 대민 의료지원, 태양광 가로등 설치, 정수시설 등 사회기반시설 구축, 물자 공여 등이 대표적이다. 동명부대의 5개 책임지역(부르즈라할·압바시아·디바·부르글리아·샤브리하) 및 티르지역서 태양광 가로등, 급수·정수시설, 풋살장, 체육시설 등을 설치하고 학교시설을 신축·보수하는 등의 활동을 펼쳤다. 또 차량, 사무기기, 에어컨, 쓰레기 수거함 등을 공여해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대민 의료지원은 2007년 7월을 시작으로 군의관, 간호장교 등 전문 의료진이 5개의 책임 지역을 순회하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실시해온 치과 진료는 일반·치과 및 수의 진료를 포함해 누적 횟수 16만여건을 달성했다.
한국어 교실은 누적 수강생만 2180여명에 달한다. 2015년엔 수강생 중심으로 동명부대를 지지하는 '동명 서포터즈'라는 팬클럽이 생기기도 했다. 태권도 교실은 현재까지 2만6200여명이 참여했고 그중 850여 명은 유단자 자격을 획득했다. 3단 이상도 23명을 배출했다.
올해 파병 18주년으로 대한민국 최장기 전투 파병부대인 동명부대는 단순히 분쟁을 억제하는 평화유지의 역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평화를 조성하는 부대로 거듭나고 있다. 이호준 동명부대장(대령)은 "부대 전 장병은 '레바논의 평화를 조국의 영광'을 위해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라는 마음가짐으로 지역사회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빛부대 역시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남수단의 재건을 돕자는 유엔 측의 파병 요청으로 2013년 파병됐다. 한빛부대는 수도 '주바'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도로가 비포장도로인 남수단에서 주 보급로 보수작전, 재건지원작 전을 펼치고 있다. 파병 이후 12년간 보수한 도로는 누적 2800㎞에 달하며, 범람이 끊이지 않던 백나일강에도 총 17㎞에 이르는 차수벽을 건설하기도 했다.
재건 지원 작전 외에도 마을에 생필품을 비롯한 교육·의료 물자를 공여하는 등 현지 주민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최근에는 '2025년 유엔 남수단임무단(UNMISS) 최우수 공병부대'로 선발되기도 했다.
한빛부대는 현지 주민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한빛농장과 한빛직업학교를 운영하면서 농업·양계·목공·전기·배관 등의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지금까지 총 7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특히 농업과 관련해 채종 기술 및 다양한 농작물의 씨앗을 지원해 현지인들의 식량 자급에 기여하고 있다.
보요이 골라 남수단 피보르 시장은 "남수단이 번영하고 무역이 활성화된 것은 한빛부대가 보르-피보르-아코보를 연결한 수백㎞의 주요 도로를 건설한 재건 작전 덕분"이라며 깊은 감사를 전했다.
최보걸 한빛부대장(대령)은 "우리 장병들의 땀과 열정이 현지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희망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남수단에 희망을, 대한민국에 영광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임무 완수와 무사 귀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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