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의 출석 요구를 세 번이나 불응했던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17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특검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2025.9.17 강진형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윤석열 정권과 통일교가 얽힌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 등으로 구속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법원에 석방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들은 서울구치소에서 수용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부장판사 최진숙 차승환 최해일)는 전날 권 의원과 한 총재의 구속적부심사를 진행한 뒤 이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의자 심문 결과와 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고 인정된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심사에서 한 총재 측은 수사의 핵심 단서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 진술 중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고, 현재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구속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 측 역시 윤씨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특검이 이번 혐의와 무관한 압수수색영장을 토대로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했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한다.
하지만 법원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어 구속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특검팀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한 총재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하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또 해당 물품을 교단 자금으로 구매하고 자신의 해외 원정 도박 수사에 대비해 증거를 없애도록 지시한 혐의도 있다.
권 의원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로부터 교단 현안 해결 등을 요청받으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16일 구속됐다. 권 의원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정치권력과 종교단체가 결탁해 국정을 농단하고 선거에 개입했으며 사법 질서를 교란했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들에 대한 수감 상태가 유지되면서 특검팀은 권 의원에게 금품이 든 쇼핑백을 건네고,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 등 수사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권 의원의 구속 기간은 추석 연휴 중 만료되는데, 관례상 특검팀은 그를 연휴 시작 전인 이 구속기소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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